KBS 이사회‧방문진 여야 구도 재편…공영방송 사장 교체 임박

KBS 이사회‧방문진 여야 구도 재편…공영방송 사장 교체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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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남영진 KBS 이사장 후임으로 황근 선문대 교수가 추천되고,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해임됨에 따라 공영방송 이사회 여야 구도가 여권 우위로 재편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사회 구도 재편에 따라 공영방송 사장 교체도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8월 21일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권 이사장 해임안을 의결하고, KBS 이사회 보궐이사로 황 교수를 추천했다. 야권 추천 인사인 김현 방통위 상임위원은 불참했고, 여권 추천 인사인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방통위 상임위원이 찬성표를 던져 해당 안건들을 가결했다.

KBS 이사회의 여야 구도는 기존 4:7에서 6:5로 재편됐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9일 윤석년 전 KBS 이사의 후임으로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을 추천했고, 서 이사는 16일 열린 KBS 긴급 이사회에 참석했다. 서 전 재판관과 황 교수가 KBS 이사회 보궐이사로 추천됨에 따라 KBS 이사회는 여권 우위로 개편됐다.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말, 늦으면 다음 달 초쯤 김의철 KBS 사장 해임안이 KBS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KBS 이사회 속기록을 보면 앞서 여권 성향 이사들은 KBS의 경영 상황, 편향성 등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권순범 KBS 이사는 지난 6월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KBS의 방송이 공정성을 실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뒤 김 사장을 향해 “1년 반 동안 KBS를 이끌었는데, 경영 첫해인 지난해 4년 만에 당기순이익을 적자로 만들었고, 올해 1분기에도 425억 적자를 만들었다”며 “위기를 극복해 나갈 해결책은 경영진 사퇴”라고 주장했다.

방문진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방문진의 여야 구도는 3대6이었다. 최근 자진 사퇴한 임정환 이사 자리에 차기환 변호사가 임명됐지만 여야 구도에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권 이사장이 해임되고, 김기중 이사에 대한 해임 절차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 자리를 여권 추천 인사로 채우면 여야 구도는 5대4로 재편된다.

KBS와 방문진 이사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해임된 남 전 KBS 이사장과 권 전 방문진 이사장을 포함한 전현직 공영방송 이사들은 2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 전 이사장, 권 전 이사장 그리고 정미정 EBS 이사의 해임은 위법의 연속”이라며 “법적 근거와 절차를 무시한 공영방송 이사들의 해임을 즉각 중단하고, 해임된 이사들을 제자리로 되돌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방통위는 법적 근거나 절차를 완전히 도외시하고 군사작전하듯 해임을 밀어붙였다”며 “해임 사유에 대한 감사원이나 국가권익위원회 등의 조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무시했고, 당사자들의 방어권도 제대로 보장하지 않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