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남영진 KBS 이사장 해임 절차에 돌입했다.
방통위는 남 이사장 해임 건의 절차와 관련 처분의 사전통지와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고 7월 25일 밝혔다. 윤석년 KBS 이사 해임 의결 이후 12일 만이다.
방통위에 따르면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전날 상임위원 간담회를 소집해 이 같은 내용을 공유했다. 남 이사장은 최근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 의혹 등으로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김 직무대행은 이와 별개로 낮은 경영 실적 등을 근거로 남 이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통위는 이날 참고자료를 통해 △KBS 방만 경영 방치 △불법적인 행위로 구속된 이사의 해임건의안 부결 및 경영평가 부당 개입 △법인카드 부정사용 의혹에 따른 권익위 조사로 KBS 명예 실추 등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KBS 고액연봉 상위직급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됐음에도 어떠한 개선 요구 없이 KBS를 방치함으로써 관리 및 감독 의무를 해태했고, 적자 상황에서도 인건비 감축 대신 제작비를 축소하고,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로서의 역할 수행을 소홀히 하도록 방치했다. 또한 TV조선 재승인 과정에서 불법적인 조작 행위로 인해 구속된 이사의 해임건의안을 부결시켜 이사회 운영에 차질을 초래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방통위는 다음 달 청문회를 열어 남 이사장의 소명을 들은 뒤 전체회의에서 해임제청안을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김현 방통위 상임위원은 이와 관련해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반발했다. 김 상임위원은 “남 이사장 해임 추진은 규정, 원칙, 절차를 무시하는 김 직무대행의 최악의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김 상임위원은 “KBS 이사 추천과 임면은 방통위설치법에 따른 위원회 의결 사항이며, 관련 규정 어디에도 공영방송 이사 해임 사전통지와 청문 절차 진행 결정이 위원장 전결사항이라고 명시된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모든 절차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영방송 이사를 정권의 전리품 정도로 여기고 부당한 업무 지시를 서슴없이 자행하면서 폭력적인 방법으로 몰아내려는 행태가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법원 판단은 시간이 걸리니 무조건 해임하고 입맛에 맛는 코드인사를 강행하겠다는 파렴치한 작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