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가 SBS A&T의 기습 기구 개편에 반발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7월 12일 오전 9시 경기도 고양시 SBS 탄현 제작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BS A&T 기구 개편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앞서 SBS A&T는 6월 30일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격적인 기구 개편을 발표했다. 개편 전 ‘3본부 1국 14팀’이었던 조직은 개편 후 ‘3본부(실) 14팀’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무분별한 부서 통폐합으로 현장에서 극심한 혼선과 혼란이 발생하자 SBS 방송기술인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SBS A&T지회, SBS 방송촬영인협회, 방송기자연합회 A&T지회, SBS 기자협회 등 직능단체들은 성명을 발표해 사측의 조직 개편을 비판하고 나섰다.
SBS 방송기술인협회는 “보도, 예능, 스포츠 등 다양한 이벤트로 단기간 증가하는 업무량을 고려해 중계 인원과 시설을 유동적이며 통합적으로 배치해 대응해 온 중계기술팀의 업무 특성을 완전히 무시한 조직 개편”이라며 “이번 조직 개편은 기술 조직 축소를 위한 단편적인 조치로만 보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측은 단순하게 중계기술팀을 칼로 무 자르듯 대형 중계차와 소형 중계차를 분리해 방송기술팀과 뉴스기술팀에 통합시켰다”며 “대형 중계차와 소형 중계차의 중계 링크와 장비들은 비상시 주‧예비 상호보완적인 역할과 빅 이벤트 때 방송 시스템을 재구성해 상황과 환경에 기민하게 대처해왔기에 중계시설의 관리 이중화는 결코 효율적이지 못하며 중복 투자의 우려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형택 언론노조 SBS본부 본부장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부품이나 도구도 아니다. 회사에서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쪼개고 맞추고 끼워 넣으면 그대로 수행하는 기계가 아니다. 지난 30년 기술, 미술, 보도 영역에서 각자의 전문성을 쌓아오고 언론인으로 방송 전문인으로, 저널리스트로 자긍심 있게 살아왔는데 낙하산 사장 부임 6개월 만에 모든 게 뒤바뀌었다”며 “그런데 왜 바뀌었는지 아직도 이유를 듣지 못하고 있다. 효율화, 멀티 플레이어 육성 같은 허울 좋은 설명 말고 하루아침에 있던 부서들을 없애고 내가 일하던 곳, 내가 일하던 현장에서 쫓아낸 이유가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하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우리 단체협약에는 노동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반드시 노조와 협의하도록 돼 있다. 특히 그러한 조치들이 조합원들에게 불이익한 경우엔 노조와 합의하도록 분명히 단협에 규정돼 있다. 언론 노동자로서 공정방송을 실현하기 위해 단협 5장에선 보도영상본부 최고 책임자에 대한 중간평가제와 긴급 평가들을 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걸 사측이 노조와 협의 없이 모두 무력화시켰다. 공정방송을 안 하겠다는 것, 노조를 무시해서 단체 교섭권과 단체 협상권을 무력화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면 도대체 왜 이런 짓을 벌였는지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언론노조 SBS본부가 7월 6일 오전 10시부터 10일 24시까지 SBS A&T 사측이 단행한 기구 개편 및 보직 인사와 관련해 전 조합원의 의견을 듣는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1.5%(280명)의 응답자가 기구 개편 및 보직 인사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선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밀실 개편(218명, 77.9%) △무리한 통폐합으로 인한 현장 혼란(214명, 76.4%) △개편 배경 등 사전 설명 부족(210명, 75%) △불공정한 보직 인사(142명, 50.7%) △A&T 보도 기능 말살 의도(135명, 48.2%) (복수응답 가능) 순으로 답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공정방송 제도 말살을 꾀하는 무분별한 부서 통폐합으로 현장에서는 혼란과 혼선이 속출하고 있다”며 조직 개편의 즉각 철회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