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던진 수신료 분리 징수…“언론장악” 비판

대통령실이 던진 수신료 분리 징수…“언론장악”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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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대통령실이 국민제안 홈페이지에 올렸던 ‘TV 수신료 징수 방식’에 대한 의견 수렴 결과 96.5%가 분리 징수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에선 “중복 투표가 가능해 신뢰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여론 자체를 조작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해 수신료 분리 징수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3월 9일 국민제안 홈페이지에 TV 수신료 징수 방식에 대한 국민 토론을 게재했다. 그 결과 TV 수신료 징수 방식 개선에 찬성한 표는 5만 6,016표(96.5%), 반대한 표는 2,019표(3.5%)로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해 징수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대통령실은 “최근 대부분 가정에서 별도 요금을 내고 IPTV에 가입해서 시청하거나 넷플릭스 같은 OTT를 시청하는데, 전기요금 항목에 의무적으로 수신료를 납부하는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통령실 국민제안을 통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번 투표의 객관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며 절차상 하자를 지적했다. 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는 4월 5일 “국민제안 투표 시스템에서 동일인의 중복 투표가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공영방송 재원에 대한 정책적 고려 없이 객관성을 상실한 졸속적인 여론재판식 조사로 수신료 개편을 밀어붙이려 한다면 윤석열 정권 내내 지속하고 있는 언론장악을 위한 수순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4월 6일 성명을 통해 “KBS노동조합은 어제 성명을 통해 정권과 집권여당의 누군가가 대놓고 ‘경영진 교체가 이뤄지면 수신료 분리 징수 없었던 일로 할 수 있다’고 했다”며 “이런 조잡하고 왜곡된 여론 수렴이 정권과 집권여당이 경영진을 교체해 공영방송을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는데 있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번 여론조사에 심각한 하자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조사의 공정성이나 신뢰성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마치 누군가로부터 지령이라도 받은 듯, 마치 밀실에서 권력과 밀약이라도 맺은 양 경영진 퇴진만이 유일한 해법이라 주장한다”며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번 수신료 분리 징수를 공영방송 독립성을 흔드려는 정권의 탄압이자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저해하는 어떤 시도에도 단호히 맞서 싸워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