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디지털 전환 지원 정책을 소개하며 현재 대한민국의 디지털 보급률이 99.2%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수치에 오류가 많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방통위가 “통계 부풀리기를 통한 수치 뻥튀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현재 방통위는 대한민국 디지털 보급률이 99.2%라고 소개하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의 높은 보급률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 동시에 수도권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앞두고 해당 보급률에 합당한 디지털 전환 정책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방통위의 조사 발표는 수상한 부분이 너무 많다. 지난해 6월 조사 당시 디지털 보급률이 69%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표에는 무려 30%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수치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방통위가 디지털 난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해당 수치를 ‘뻥튀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즉, 지난해 6월 조사에는 누락되었던 케이블 아날로그 방송 가입자를 이번 조사에는 대거 포함시켜 69%에서 99%로 통계를 냈다는 것이다. 물론 케이블 아날로그 가입자들은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져도 TV 시청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빠지지는 않는다. 단지 저화질의 화면을 시청할 뿐이다. 그런 이유로 방통위는 이들에 대한 디지털 전환 대비책을 고심하기는 커녕 조사 결과에 강제로 넣어 ‘디지털 보급률’을 강제로 끌어올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디지털 전환 특별법’ 자체가 디지털 신호를 송신하는 것이 디지털 방송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케이블 아날로그 가입자를 온전한 디지털 보급률에 포함시키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반박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일부 매체가 ‘케이블 아날로그 가입자를 위한 대비책이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클리어쾀 활성화 및 케이블 8VSB 방식 허용’을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여기에는 케이블 아날로그 가입자를 고스란히 케이블 디지털 가입자로 유도해 사실상 전 국민 유료 정책 로드맵을 이어가려는 일부 방송의 의도가 진하게 묻어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홈쇼핑 채널이 포함된 클리어쾀 TV 활성화 및 기타 미디어 혜택을 등에 업고 유료 방송 시장을 장악하려는 케이블 업체의 주장에서 더욱 확실하게 드러난다. 특히 방통위의 이러한 ‘헛발질’에 종합편성채널을 보유한 중앙일보가 특집 기사와 사설 등으로 맹공격하고 있는 연출은 매우 흥미롭다. 여기에 케이블 8VSB 허용 방안이 사실상 종편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떠올려볼 때 해당 사안은 앞으로도 상당한 폭발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의 ‘실수’를 틈타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반대 논리가 힘을 받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중앙일보는 ‘클리어쾀 요금제가 표류하고 있다’며 노골적인 걱정을 지면에 옮기기도 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실적을 높이기 위해 계산방법을 바꿔 디지털방송 수신기기 보급률을 산정했다는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며 수치의 급상승에 대해서는 “방통위는 2011년 12월에 유료방송사(SO, 위성)와 협의하여 전송시설에 지상파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 및 송신하는 디지털 컨버터를 구축토록하여 보급률이 대폭 상승(68.9%→94.4%)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일부 매체의 클리어쾀 활성화 요금제 표류에는 “저소득층 디지털 전환을 활성화하기 위한 저소득층 전용 요금제, 이용요금 감면폭 확대 방안 등은 연구반을 구성하여 논의 중에 있어, 관련 요금제 도입이 표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