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ICT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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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난 20일부터 29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이하ITU) 국제전기통신표준화총회(WTSA-12)에서 우리나라가 전기통신분야(이하 ITU-T) 연구반 의장 2석과 부의장 8석 등 총 10석의 의장단을 확보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이번 총회에 참가한 106개국 중 가장 많은 연구반 의장단을 확보하게 돼 앞으로 국제 표준화 활동에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총회에서는 연구반 의장단 선출을 비롯해 차기 연구회기(2013~2016) 동안의 전기통신 표준화 활동을 위한 ITU-T 절차에 관한 규정 등 49개의 결의를 개정했으며, ITU-T 작업 방법 내 협력 강화 등 11개의 신규 결의 제정 및 10개 연구반 사이의 업무 조정 등이 이뤄졌다.

특히 우리나라 대표단은 한글자판의 국제 표준화를 위해 기존 라틴 알파벳 외에 각 국의 다른 문자들도 전화기 키패드 표준에 포함하자고 제안했으며 사이버 침해 대응을 위한 국가 간, 지역 간 활동 조정 요구와 함께 신규 사이버 보안 이슈에 대한 표준 등을 제안했다. 이에 ITU 총회는 이러한 제안을 수용해 향후 개발키로 결의했다.

이외에도 이번 총회에서는 한‧중‧일이 공조해 인터넷 백본망 등에서의 대용량 트래픽 처리를 고속으로 처리 및 관리하기 위한 인터넷 IP 트래픽 등의 제어기술(MPLS)을 표준으로 제정하고,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표준화를 촉구하는 결의를 이끌어냈다.

한국대표단 수석대표인 이동형 국립전파연구원장은 “이번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회원국 중 최다인 10석의 의장단을 확보함으로써 우수한 우리의 기술이 국제표준에 반영되는데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방통위의 ‘2014 ITU 전권회의’ 준비는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방통위는 2014년 10월 20일부터 11월 7일까지 3주 간 부산에서 개최되는 ‘2014 ITU 전권회의’의 본격적인 준비 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ITU 전권회의는 국제 주파수 분배, 정보통신 국제표준, 사이버 보안, ICT를 통한 인류발전 등 글로벌 ICT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ITU가 4년마다 개최하는 회의로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최대 규모의 ICT 분야 회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ITU 활동이 확대되는 만큼 앞으로 방통위가 정책 결정에 있어서 보다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고 활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올해 초 열린 ITU 세계전파통신회의(WRC-12) 이후 방통위가 통신에 치우진 정책 결정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자 ‘왜곡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방송기술저널 기사 참고)과 같은 사례가 다시 반복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번 기회가 우리나라 ICT 산업에 득이 될지 혹은 독이 될지는 전적으로 방통위에 달려있는 만큼 앞으로 방통위의 ICT 관련 정책 결정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