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데이터 시대 본격 진입

[분석] 빅 데이터 시대 본격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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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데이터(Big Data) 시대’를 맞아 이르면 내년부터 자연재해 조기감지 및 범죄발생 장소와 시간 예측, 교통사고 감소 등 공공 부분에 빅 데이터가 활용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대중화되고, 데이터를 생산하는 다양한 IT기기들이 등장하면서 정보화 시대를 넘어서는 빅 데이터 시대가 도래했다. 데이터의 크기와 형태는 하루가 다르게 다양해지고 있고, 데이터의 증가 속도 역시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빅 데이터란 슈퍼컴퓨터 같은 설비를 이용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가공‧분석해 의미 있는 새로운 데이터를 추출하는 기술로 기업에선 소비자의 소비패턴 분석에 빅 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상품 개발을 할 수 있고, 범죄 수사에선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장소나 시간‧유형 등을 분석해 범죄 예방에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에 발맞춰 정부 역시 공공 빅 데이터 활용으로 미래 국가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대통령 소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는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와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등이 공동으로 마련한 ‘스마트 국가 구현을 위한 빅 데이터 마스터플랜’을 보고했다.

‘스마트 국가 구현을 위한 빅 데이터 마스터플랜’은 정부 내 빅 데이터 공동설비 구축과 빅 데이터 기술개발 로드맵 마련 그리고 빅 데이터 관련 전문 인력 양성과 법령 정비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공공 데이터 공유 활용 창구인 ‘공유자원포털’에서 빅 데이터 제공이 가능토록 기능을 강화한 뒤 사용자 편의성이 높은 인터페이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빅 데이터 중장기 기술 연구개발 로드맵을 마련해 관련 기반기술 확보에 나서는 동시에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에 빅 데이터 관련 과목을 개설하고, 전문대학원을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빅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오는 2017년까지 빅 데이터 관련 16개 과제를 발굴해 집중 투자키로 하고, 우선 내년에는 자연재해 예측과 범죄‧교통사고 예방 등 3개 과제를 선정해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우선 3개 부문에 한해 올해 말 연구용역을 의뢰하고, 이를 토대로 날씨‧경찰청 범죄이력‧인구통계 등의 자료를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정부는 맞춤형 복지 제공‧민원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정책 수립, 음란물 유통 차단 등에도 빅 데이터를 활용할 방침이다.

박정호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장은 “대규모 데이터를 잘 관리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해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번 계획을 통해 대한민국을 빅 데이터 강국으로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정보화의 핵심은 인간”이라며 최첨단 정보통신분야 기술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업계에선 “4~5년 전부터 빅 데이터 부분에 많은 투자를 해오고 있는 몇몇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에 비해 늦은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 정책이 수립돼 다행”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빅 데이터의 경우 많은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그 만큼 부작용도 따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도 정부 정책에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마존은 우리의 구매 패턴을 알고 있고, 구글은 우리의 생각을 파악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은 가입자 9억 명의 소통을 분석해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아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는 문구는 빅 데이터의 역기능을 잘 보여준다.

특히 정보화 시대부터 사회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개인정보 유출과 악용 문제는 빅데이터 시대로 접어들수록 더 심각해 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는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빅 데이터 산업 육성이 중요하지만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보는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득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빅 브라더(Big Brother)’가 곳곳에 널린 사회에 살게 될지 아니면 자연재해와 범죄 예방에 득이 되는 장밋빛 미래가 될지 아직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