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주파수 재배치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문제가 되고 있는 주파수 할당 작업에 공격적인 대응을 천명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26일 전파방송통신의 날 행사에 참석해 “스마트 사회로의 진전이 가속화 할수록 더 많은 주파수 자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새로운 전파이용기술 개발과 이미 사용 중인 주파수의 재배치 작업을 통해 우리의 전파 영토를 획기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주파수 재배치 사업에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 특히 700MHz 대역 방송용 필수 주파수를 둘러싼 반론을 무시하고 해당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위원장의 발언은 그 자체로도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작년에 수립해 커다란 비판에 직면했던 ‘모바일 광개토 플랜’이 현재의 이계철 위원장 방통위 체제에서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할뿐더러 ‘오름입찰방식으로 대표되는 무리한 주파수 경매로 인한 이용자 부담 증가’와 ‘방통위의 막대한 주파수 판매 이득 논란’에도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방부와 협의중인 1.8GHz 대역 주파수는 물론 위성 DMB 용으로 활용되던 2.6GHz 대역 주파수는 상대적으로 재배치의 여지가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ABU 서울 선언문을 통해 전 세계 방송용 필수 주파수로 자리매김한 700MHz 대역 주파수를 전면적으로 재배치 하겠다는 방통위의 복안은, 난시청 해소 및 뉴미디어 발전에 커다란 방해요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주파수를 회수해 통신사의 치킨게임을 통한 막대한 수익을 기대하는 방통위는 현재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700MHz 대역 주파수의 경우 미디어 공공성 구현 차원에서 현재 통신사 상․하위 분할 할당된 결정을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파수는 엄연한 국민의 재산이다. 그리고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주파수 사업권을 위임받아 순수하게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안으로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기회로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노리는 방통위와, 동시에 치열한 주파수 확보 경쟁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하려는 통신사의 횡포는 방송용 필수 주파수의 통신 매각설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형국이다. 그리고 바로 지금, 방통위는 또 한번 이러한 ‘수지맞는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그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