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매체경제부 신설 논란

정보매체경제부 신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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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정보통신설비학회 추계 세미나에 참석한 송희준 교수가 “차기 정부에서 ICT 전담부처를 중심으로 혁신 과제를 수행할 필요성은 절대적이다”라며 ICT를 전담하는 부처의 형태로 콘텐츠(C), 플랫폼(P), 네트워크(N), 기기(D)를 아우르는 가칭 ‘정보매체경제부’를 제안했다. 동시에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방송사업자 재허가 및 재승인은 물론, 방송사 프로그램 평가와 공영방송사 임원의 선임 추천, TV 수신료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방송규제위원회’를 새로 신설되는 ICT 전담 부 안에 설치하자는 주장이 논란이 되고 있다. 당장 방송의 콘텐츠 적 속성을 통신의 콘텐츠 적 속성과 무리하게 연결시켜 방송 규제 능력을 통신영역이 주도하는 ICT의 영향력 아래에 두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터져 나오고 있다. 또 방송의 플랫폼을 무시하고 콘텐츠 적 속성만을 부각시키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 송 교수가 주장한 “C-P-N-D 생태계 산업 육성에 요구되는 신속성과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해 합의제보다 독임제 정부조직이 더 적절하다”는 주장도 논란이 예상된다. 전문인력 양성, 연구개발, 벤처·중소기업 육성, 영역 간 연계 정책 수립, 보안, 국가정보화 기획, 정보문화 확산, 정보격차 해소, 개인정보보호, 국제협력 등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지만 최악의 경우 독임부처의 각 영역에 대한 조율정책이 실패로 끝나면 산업 불균형 재앙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세미나에 참석한 양재수 단국대학교 교수는 현재의 ICT 산업 정책이 정보통신부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나누어지긴 했지만 매머드급 독입부처의 등장이 자율 시장의 붕괴와 규제의 경직성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계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세미나를 두고 “정보매체경제부 신설은 플랫폼과 콘텐츠의 상관관계를 무시하고 오로지 산술적인 시너지 효과만을 노리는 꼴”이라고 지적하며 “특히 방송 규제 조직을 정보매체경제부에 속하게 한다는 주장은 방송의 콘텐츠 적 속성만을 따져 플랫폼적 속성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다”고 비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대선 정국에 있어 정권 초기 ICT 산업의 불균형이 심화되었을 때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던 이들이 이제 와서 ICT 콘트롤 타워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정보매체경제부 신설을 주장하는 이들이 자신들의 주장은 정보통신부로의 재현이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독임체제의 정부부처가 거대 기업의 사업에 유리하다는 점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ICT 신설 부에 방송규제위원회를 포함시키자는 발상은 한 마디로 말해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는 통신-방송의 상하관계를 뚜렷이 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ICT 대연합을 기치로 정보매체경제부 등의 매머드급 ICT 독임부서 신설 주장을 촉구하는 논리에 정치 공학적 접근이라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방송의 플랫폼 적 속성을 무시하고 콘텐츠 적 속성만으로 방송 전반의 규제 기능을 신설 ICT 부에 속하게 하겠다는 이들의 주장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