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방송종료 및 전국 디지털 전환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회장 최동환)가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와 함께 더 훌륭한 디지털 전환 정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자회견은 11월 28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이번 회견은 아날로그 방송 순차종료의 폐혜와 더불어 정부의 무리한 유료 방송 지원을 비롯해 낮은 직접수신률에 의한 시청자 피해 등을 중점적으로 지적할 계획이다.
현재 수도권을 제외한 전 지역은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된 상황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충분한 준비와 홍보 없이 무리한 자막고지 및 가상종료를 실시하여 지상파 직접수신률을 현격히 떨어트리는 실책을 범하는 한편, 아날로그 순차종료 일정을 지역별로 무리하게 앞당겨 시청자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시청자의 미디어 접근성을 제한했다는 비난과 더불어 유료방송 사업자들에게 유리한 방송 환경을 제공했다는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이유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이번에 계획중인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아날로그 방송 순차종료의 부작용’을 중점적으로 지적하는 한편,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논란인 ‘시청자의 재산권 침해’에 대해서도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할 전망이다. 동시에 전 세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유료 방송 지원 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국회와 더불어, 방통위의 클리어쾀 TV 업계 자율화 승인 등에서 드러나는 노골적인 정부의 특정 매체 플랫폼 지원도 지적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디지털 전환 정국에서의 무리한 노이즈 마케팅(자막고지, 가상종료)으로 직접수신률 하락 사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만든 방통위의 정책적 오류를 비판하는 한편, 더 나아가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현실화 및 ABU 서울 선언문에서 드러난 디지털 전환 이후 확보 가능한 700MHz 대역 방송용 필수 주파수의 올바른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제안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지상파 방송의 무료 보편적 서비스에 대한 접근은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다”는 제1의 원칙아래, “지상파 방송사가 지금까지 공공의 미디어 서비스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일각의 비난도 충분히 감안하고 있다”는 사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동시에 연합회는 “하지만 디지털 전환 정국을 맞아 지상파 방송사들은 플랫폼의 확장성을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 공시청 지원 및 난시청 디지털 전환 지원 사업은 물론,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와 700MHz 대역 주파수의 올바른 활용을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미디어 공공성의 가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합회는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방통위의 잘못된 디지털 전환 사업에 일침을 가하는 한편, 앞으로 남은 채널 재배치 사업 및 기타 디지털 전환 후속 사업도 올바르게 진행하기 위한 모두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전국 44개 방송사 4,500명의 방송기술인을 회원으로 보유한 국내 최대 방송기술인 현업 직능단체이며 디지털 전환은 물론 주파수 할당 및 각종 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