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모았던 MBC 김재철 사장의 해임안이 또 연기되었다.
1일 방송문화진흥회는 정기 이사회를 열고 김재철 사장 해임에 대한 안건을 논의하려고 했으나 결국 해당 안건을 다음 이사회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야당 이사들이 해임안을 상정했다가 철회, 1일 정기 이사회에서 다시 재상정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결국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동시에 방문진은 1일 이사회에서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상정되지 않은 이유를 두고 “야당 이사들이 지난달 25일 해임안을 철회하고 1일 다시 수정 및 보완하여 상정하기로 했지만 결국 상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야당 측 이사인 선동규 이사는 기자들과 만나 “상황변화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오늘은 해임안을 상정하지 않았고 구체적 내용을 말하긴 곤란하다”며 지난달 25일과 이번 달 1일 예정되었던 해임안 상정 무산 이유를 설명한 다음 “5일에 미리 해임안을 제출하고 8일엔 반드시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달 25일과 이번 달 1일 모두 해임안 상정에 실패했지만 오는 8일에는 다시 상정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황은 이미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번이나 무산된 해임안 상정이 오는 8일 정식으로 처리될지도 불분명한데다 이미 MBC 노동조합은 1일 해임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결사항전에 돌입하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현재 MBC 노조 김민식 편제부위원장, 김인한 기술부위원장, 이창순 보도부위원장, 정세영 영상미술부위원장은 지난달 25일 해임안이 철회된 것을 대해 규탄하며 삭발식을 단행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상황이다. 동시에 이용마 MBC 노동조합 홍보국장은 1일 이사회 직전 "야당 추천 이사들이 해임안을 상정조차 안한 것은 여당 추천 이사들로 인해 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며 "더 이상 말이 필요 없고 이달 5일 임시 대의원회를 열어 파업을 의결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1일 이사회에서 결국 김 사장의 해임안이 처리되지 않았다. 사실상 파업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대반전의 기회는 있다. 해결의 열쇠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다.
환노위는 오는 2일 고용노동부 특별상임위를 열고 김재철 사장을 증인으로 참석시켜 MBC 파업 문제를 다루기로 했지만, 현재 김 사장은 베트남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출국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환노위의 분위기는 사뭇 고무적이다. 처음부터 김재철 사장 청문회를 추진하던 민주통합당 의원과 여당 의원의 중재안에는 ‘김재철 사장이 3번의 출석요구에 불응하면 청문회를 연다’는 조항이 삽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회의 협조를 거부한 것은 벌써 3번째다. 김재철 사장 청문회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재철 사장 청문회 및 기타 방문진 해임안 상정 등이 과연 원활하게 이루어지겠느냐’는 회의설도 일고 있다. 여기에는 본지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정수장학회 및 특정 대선 후보와의 연결고리의 역할로 김재철 사장을 재단해 볼 때, 김재철 사장 퇴진에 대한 ‘브레이크’가 현실적인 정치공학적 원리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짙게 깔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