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재철 사장을 둘러싼 논의가 치열한 가운데, 11월 1일 방송문화진흥회에서 김 사장의 퇴진이 논의될 것인가를 두고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시에 국회에서도 김재철 사장 청문회 가능성까지 흘러나오며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170여 일을 기록한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이 과연 결실을 맺을 것인가’라는 대전제 아래서 관련 현안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부각되고 있는 MBC와 정수장학회의 ‘은밀한 연결고리’가 화제다. 박근혜 대선후보가 정수장학회와의 연관성을 부정하는 동안에도 MBC와 정수장학회의 공공연한 커넥션은 향후 김재철 사장의 거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한 담론은 ‘도피성 외유’라고 비판받는 김재철 사장의 해외 출장에서 시작된다.
김재철 사장은 궁지에 몰릴 때마다 해외로 도피성 외유를 떠나곤 했다. 이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출석 요구를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김 사장은 국회의 출석 요구를 무시하고 갑자기 예정에 없던 해외 출장을 떠나 관련자들을 허탈하게 만들어왔다. 그런데 김 사장이 주로 ‘도피성 외유지’로 삼은 곳이 동남아시아 베트남이라는 것은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베트남은 정수장학회가 2007년부터 해외 장학사업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배재정 민주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정수장학회는 베트남 NGO 총연합회의 요청을 받고 현지 고엽제 피해자 자녀의 학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베트남 교육진흥기금에도 장학기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여기에 출현하는 장학금이 장학회의 자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MBC에서 나오는 것이 문제다. 전문가들이 MBC-정수장학회의 자산 운용을 가장 대표적인 양 단체의 연결고리로 지적하는 이유다. 이에 배재정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수장학회는 2008년부터 MBC에게 매년 2만 달러를 지원받아 장학회 이름으로 베트남 학생들에게 지원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추가로 2만 달러를 더 지원받아 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MBC가 매년 정수장학회에 기증하는 20억 원과는 별도로 책정되는 돈이다.
또 양 단체의 연결고리를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정수장학회가 주관하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 사진집 발간에 MBC가 출판비용을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이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정수장학회 회의록을 근거로 배재정 의원이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지분의 상관관계 및 기타 교류의 차원에서 MBC와 정수장학회의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 자체는 분쟁의 소지는 있겠으나 그리 농도 짙은 휘발성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이 연결고리가 짐짓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여지가 충분한 이유는 ‘김재철 사장’의 존재 때문이다. 즉 양 단체의 연결고리를 더욱 노골적으로 저울질하며 그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주체가 바로 김재철 사장이라는 것이며, 이는 방송사 사장으로서의 위상은 물론 심각한 정치적 행보를 보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 이유로 11월 1일, 정수장학회 이슈가 미디어는 물론 대선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이상 MBC-정수장학회의 연결고리에 김재철 사장이 있다는 사실도 사장 해임안에서 충분히 논의되길 바란다. 수상한 연결고리는 위험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