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놓고 국민의힘-언론노조 연일 힘겨루기

공영방송 놓고 국민의힘-언론노조 연일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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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중 의원 “민주노총 장악한 공영방송 편파방송 자행” “수신료 분리 징수해야”
언론노조 “언론노조 때리기 멈추고 본업에 충실하라” “공영방송 길들이기 중단하라”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공영방송을 둘러싼 국민의힘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박성중 의원을 중심으로 KBS와 MBC의 정치적 편향성을 비판하며 수신료 분리 징수를 언급하고 있고,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권 원내대표를 고소하고 박 의원을 향해 경고하는 등 공영방송 길들이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여야가 상임위원회 배분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것이 발단이었다. 권 원내대표는 7월 1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깨 놓고 얘기해서 지금 인터뷰하는 KBS를 비롯해서 MBC 다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좌지우지하는 방송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를 시작으로 권 원내대표는 공영방송에 대한 작심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다음 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 활동백서’, ‘20대 대선 MBC 불공정 보도 백서’ 책을 꺼내 들고 “정권 부역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만큼 당시 여권인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하도록 이슈를 편향적으로 다루거나 쟁점을 왜곡하는 등 사례가 가득하다”며 “공영방송은 중립성과 공정성 상실로 국민 신뢰를 잃은 지 오래됐다”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는 18일 권 원내대표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권 원내대표는 지금 이 시간까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어떠한 실질적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제2, 제3의 도발을 행한다면 대통령 지지율 빠지는 정도가 아니라 박근혜 정권의 말로와 똑같은 길을 걷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공영방송 비판은 이후에도 지속됐다. 배턴은 국회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로 내정된 박 의원이 이어받았다. 박 의원은 26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수신료로 제작된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KBS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치고 있다”며 “수신료 강제 징수가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프랑스 하원이 23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대선 공약인 공영방송의 TV 수신료 폐지 법안을 찬성 170표, 반대 57표로 통과시켜 상원으로 넘겼다는 보도를 인용한 뒤 “(프랑스의 수신료 폐지 법안 통과는) 잘 보지 않는 공영방송의 수신료를 왜 내느냐는 국민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KBS는 전기를 볼모로 수신료를 강제 징수하고 있다”며 “분리 징수 방안 구체적인 논의에 강력히 착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의 비판은 27일에도 이어졌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언론노조는 문재인 정부 때 적폐 몰이로 공영방송을 장악했고 지금까지도 불공정 편파 방송을 자행하고 있다”며 “현재 야당이 지배구조 개선을 운운하지만 공영방송 직원은 민노총이 이미 장악했고,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까지 영구히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28일 박 의원을 향해 “언론노조 때리기 그만두고 본업에 충실하라”고 경고했다. 언론노조는 “권 원내대표의 ‘언론노조 공영방송 장악썰’을 박 의원이 연일 되풀이 중”이라며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과방위에서 공영방송법안 심의에 성실히 참여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송재장악에 눈이 멀어 면책특권 뒤에서 허무맹랑한 주장들 늘어놓지 말고 당당하게 법안 심사와 처리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27일에 이어 28일에도 성명을 통해 박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박 의원은 언론노조가 공영방송을 장악했다는 근거로 ‘특히 지난 정부 때 KBS사장은 모두 민노총 노조위원장 출신이고 보도라인은 100% 민노총 노조였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양승동, 김의철 사장 모두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이었으나 위원장으로 활동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수신료에 대해서도 시청료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수신료는 공사 서비스에 대한 대가나 수익자부담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꼬집은 뒤 “수신료를 무기 삼아 KBS를 흔드려는 시도를 보면, 서울시의원들의 TBS 운영 조례 폐지안 발의가 떠오른다”며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KBS가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되길 원한다면, 현재 국회에 발의 중인 지배구조 개선 법안 처리에 힘을 쏟아라”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