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김재철 사장 해임안 연기

[종합] 방문진, 김재철 사장 해임안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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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당일 열린 이사회에서 야당 추천 이사들의 발의로 올라온 MBC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두고 표결여부를 논의한 끝에 결국 ‘안건 철회’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해임의 여지는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당측 이사들이 해임 사유를 보강해 다시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론을 굳혔고, 여당 이사들도 일정정도 의견 절충을 본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김재철 사장 해임안은 부결된 상황이다.

그러나 여야- 이사들의 의견 교감과 더불어 다음주 제출되는 ‘수정 보완 해임안’이 다시 상정된다고 해도 이번 방문진의 김재철 사장 해임안 부결 사태는 향후 미디어 정국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MBC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정수장학회 현안이 대선정국의 중요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동시에 공정방송을 위한 방송사 재파업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영하 MBC 노동조합 위원장은 25일 김재철 사장 퇴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시 한번 마지막 싸움에 나설것이라고 천명한 상태다. 동시에 노조 수뇌부는 25일 해임안 부결 소식을 듣자 마자  현재의 상황을 ‘여당 이사들이 해임에 동의하지 않아서 해임이 안 된 것으로 본다’는 쪽으로 갈피를 잡았다. 그러나 아직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물론 방문진 이사회가 열리기 전부터 김재철 사장 해임안 처리는 불투명했다. 방문진은 전형적인 6대3의 여야 이사 구조가 고착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해임에 필요한 5표를 모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MBC 노조는 내심 인내심을 가지고 기대를 걸었던것도 사실이다. 정수장학회 매각 보도가 터지면서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MBC 수뇌부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급격하게 나빠졌고 부산일보 노조위원장 해고 사태가 발생하며 반발 동력이 극대화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가 원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결국 김재철 사장 해임안은 부결처리 되었다. 아직 수정 보완된 해임안 상정이라는 변수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우선 ‘해임 부결’에 더 눈길이 쏠리는 것은 사실이다.

동시에 국회의 역할론도 부각되고 있다. 물론 직접적인 해임 절차는 아니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김재철 사장에 대한 3번째 출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현재 김 사장은 지난 8일 고용노동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6일 돌연 베트남으로 출국했고, 이에 국회 환노위가 22일 다시 출석을 요구하자 또다시 19일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해외출장을 떠나며 두 차례 불출석해 도피성 출국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자 24일 환노위에 모인 여야 의원들은 김재철 사장 출석 여부를 두고 3시간에 걸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으며 이 자리에서 야당 의원들의 문화방송 청문회 개최 요구에 여당 의원들이 “문재인 후보 아들의 취업특혜 의혹도 청문회를 한다면 둘 다 수용하겠다”며 맞서는 상황도 연출되었다.  그러자 야당이 두 안건을 모두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여당은 문재인 후보 아들의 청문회 통과를 보장할 것을 요구해 파행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여야는 여당이 ‘김재철 사장 추가 불출석 시 청문회 개최’라는 절충안을 제시하고, 야당이 이를 수용함으로서 결국 ‘김재철 사장 출석의 타협점’이 마련되었다.

동시에 많은 전문가들은 ‘방문진의 김재철 사장 해임안 부결에 대한 후폭풍이 엄청날 것’이라는 전제 하에 "김 사장의 국회 환노위 출석 여부 및 청문회 개최여부는 물론, 멀리 봐서 정수장학회 현안이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미디어 환경은 엄청난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선 정국과 연결해 보았을때, 정수장학회 해결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김재철 사장 해임은 여러가지 변수가 있을 수도 있다"며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아직 방문진 여당 이사들이 완전하게 김 사장 해임을 포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외로 "국회 환노위가 열리기 전에 방문진 정기 회의를 통한 김재철 사장 해임안 통과 현실화도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야당측 이사들이 다음 주 중 새로운 해임안을 상정한다면 이르면 다음주 정규 이사회에서 이 문제가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