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구성 협상 결국 또 ‘빈손’…행안위‧과방위 놓고 이견

원 구성 협상 결국 또 ‘빈손’…행안위‧과방위 놓고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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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행안위나 과방위 둘 중 하나만 가져가라”
민주당 “행안위‧과방위 맡는 조건으로 법사위‧운영위 양보”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원 구성 협상 타결 시점으로 잡았던 제헌절에도 여야는 행정안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2차 중재안까지 제시했지만 여야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 달을 훌쩍 넘긴 국회 공백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여야는 21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제헌절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행안위와 과방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행안위와 과방위 중 하나는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둘 다 야당이 가져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은 “윤석열 정부가 경찰 장악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기에 경찰의 중립성을 지키려면 민주당이 행안위원장을 맡아야 하고, 또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게 물러날 것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을 지키려면 과방위 역시 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원내수석은 7월 18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도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양보했기에 행안위와 과방위는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주장에 국민의힘은 “하반기 국회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기로 한 것은 지난해부터 약속이자 지난 4일 국회의장단 선출과 함께 여야 합의가 끝난 사항이고, 운영위와 예결위는 역대 국회 내내 균형과 견제, 협치정신에 따라 각각 여야가 나눴던 상임위”라며 “민주당이 마치 법사위와 운영위를 양보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약속을 저버리는 비양심”이라고 지적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행안위원장과 과방위원장을 다 차지하겠다는 것이고, 우리는 둘 중에 하나만 가져가라는 것인데, 이게 협상 결렬의 주요 원인”이라며 “이 부분이 아직까지 해소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지금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한상혁 씨는 ‘민주당 사람’인데 우리가 어떻게 방송을 장악하겠느냐”며 민주당에서 주장하고 있는 ‘방송 장악’ 프레임에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진 원내수석은 “방통위원장에게 노골적으로 사퇴 압박을 가라고 있는데 이것이 방송 장악 의도”라고 반박하며 “그런데도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과방위를 맡겠다는 것은 방송 장악 의도가 아닌 과학기술 관련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고 꼬집었다.

국회 공백이 계속되자 김 국회의장은 과방위와 관련해 중재안을 건네며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김 의장은 과방위의 과학기술과 방송의 업무를 분리‧조정해 별도의 상임위를 구성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