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일본기업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3위 이동통신사인 ‘소프트뱅크’가 미국 3위 이동통신업체인 ‘스프린트 넥스텔’(이하 스프린트)의 지분 70%를 201억 달러(약 22조3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지금까지 일본 기업이 미국 기업을 사들인 것 가운데 최대 규모로, 소프트뱅크는 이번 인수로 매출 규모 기준으로 중국의 차이나모바일, 미국의 버라이즌에 이어 세계 3위 이동통신사로 도약하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스프린트가 발행한 80억 달러 규모의 신주와 주당 7.30 달러에 121억 달러 규모의 구주를 소프트뱅크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인수가 이뤄졌다고 한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9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대규모 이동통신사가 됐다. 여기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소프트뱅크는 미국의 5위 이동통신업체인 ‘메트로PCS 커뮤니케이션’과 스프린트가 지분의 49%를 소유하고 있는 무선광대역 서비스사인 ‘클리어와이어’까지 인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앞으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역시 “미국 시장 도전이 쉽지는 않겠지만 성장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미국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다. 손 회장 측은 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 내년 중반까지 인수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최근 일본 4위 이동통신업체인 이액세스를 인수하며 몸집 불리기를 진행했지만 일본 내 이동통신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수시장에 한계를 느껴 미국 진출을 노려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잇따라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어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지난 이틀 동안 21% 급락하며 8개월여 만에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