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된 미디어기금 통합하고, 방발기금 징수대상도 확대해야”

“분산된 미디어기금 통합하고, 방발기금 징수대상도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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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한국방송협회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분산된 미디어 기금을 통합해 운영하고,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에 맞게 징수대상 확대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4월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학회와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주최로 열린 ‘통합미디어기금 확대 및 운용 합리화를 위한 정책 방안’ 세미나에서는 현행 미디어 기금 제도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박성제 한국방송협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자극적인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양산되고 있는 극심한 경쟁 속에서 공적 미디어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공적 콘텐츠에 대한 공적 재원 지원 강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발제자인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현재 방송통신발전기금, 정보통신진흥기금, 영화발전기금 등으로 파편화된 미디어-콘텐츠 관련 기금의 구조를 설명하면서 “미디어 생태계의 복합적인 변화의 흐름에 따라 기금의 징수 및 사용 대상의 구분이 불분명해져 현재 기준에 대한 전반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특히 방발기금의 경우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 부합하지 않는 징수대상 및 징수율에 대한 형평성 문제와 기금의 용도 적합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발기금은 지난 2000년 방송법에 따라 방송 진흥 사업 및 문화‧예술 진흥 사업을 위해 방송발전기금이라는 명칭으로 처음 설치됐다. 처음에는 방송위원회가 운용하다가 2008년 2월 대통령 직속으로 출범한 방통위로 운용 주체가 변경됐다. 이후 2010년 3월 제정된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제24조에 따라 방송통신의 진흥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새롭게 설치됐다. 방송과 통신 분야의 진흥 지원이 목적이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방송 사업자들은 의무적으로 방발기금을 납부하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뀐 만큼 네이버‧카카오 같은 포털이나 CJ ENM과 같은 채널사용사업자(PP), OTT 사업자 등도 방발기금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홍 교수는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의 기본 원칙을 구체화하려는 정책 논의 방향에 맞게, 분산된 기금 관리 운용체계를 통합하고 기금 징수대상도 사업자의 규모와 영향력에 비례하도록 확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기금은 특별부담금의 성격에 부합하도록 기금의 운용 목적을 ‘특별한 공익적 목적’으로 한정하고, 그간 정부의 일반 예산에 포함돼야 하는 사업임에도 관성적으로 운영되던 기금 지원을 차단해야 한다”며 “통합기금은 방송영상콘텐츠 산업의 공익적 성격에 부합하는 콘텐츠 기반 강화, 지역방송 지원, 장애인 방송 및 재난방송 등의 공적 책무 수행에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재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방발기금의 징수대상 확대 논의는 10년 넘게 지속돼 왔음에도 실질적인 개선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기존 방송법과 방송발전기본법의 틀 내에서 새로운 해석을 통해 확대하려는 방식보다는 새로운 통합기금 체계로의 개편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식일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성옥 경기대 교수는 글로벌 OTT 사업자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해외 사례가 늘고 있음을 제시하며, 해외 사업자에 대한 기금 부과 확대 정책을 “이제는 실행해야 할 단계”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이를 통해 확대된 기금은 기술적 분야보다는 민주주의의 공론장에서의 다양성과 지역성을 강화하기 위한 분야에 우선적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동엽 방송통신위원회 재정팀장은 “콘텐츠 산업은 반도체, 2차 전지 산업만큼 국가의 중요한 전략 산업이라고 생각한다”며 기금을 통한 지원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곽 팀장은 “다만, OTT 사업자에 대한 기금 부과는 사업자 위상에 대한 법제화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