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파업은 ‘현재진행중’

언론사 파업은 ‘현재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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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복귀 여부와 무관하게 이번 파업투쟁을 통해 이미 얻은 ‘방송 민주화의 동력’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을지로1가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한국언론정보학회와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 주최로 열린 ‘2012 언론대파업, 의미와 과제’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신태섭 민언련 상임공동대표는 “각 언론사 노조의 투쟁은 사실상 여전히 현재진행형”인데 “가시적 성과가 없거나 그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 해서 아무런 소득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이와 같이 말했다.

2012년 상반기 시작된 KBS, MBC, YTN, 연합뉴스 등 언론사 연쇄 파업 투쟁이 하반기 들어 MBC 노조가 업무에 복귀하면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그 이후 언론사 내부에서 보복은사와 보은인사 논란이 빚어지면서 일각에서는 파업을 통해 얻어진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지적에 언론학자들은 방송의 공적 기능 회복과 발전을 위해선 근본적으로 더 중요한 성과들이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점에 공통된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그 하나가 각 언론사 내부 구성원들의 각성과 투쟁 경험이다. 신 대표는 “이번 파업은 우리나라 언론 역사에서 가장 긴 파업일수를 기록했는데 그 가운데 사측은 해고 등 각종 중징계와 고소고발 및 거액손배소를 남발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원들의 저항은 꺾이지 않고 파업의 대오는 더욱 단단해졌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이어 “많은 시민들이 방송의 독립성과 제작‧편성의 자율성을 민주주의를 위한 필수조건으로 자각한 것이 그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 두 가지는 파업 투쟁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근본적이고 역사적인 가장 중요한 성과이다.

MBC 파업 초반만 해도 시민들이 파업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잘 알지 못했으나 중반 이후 관망만 하던 시민들이 파업에 관심을 갖고 지지를 보내기 시작하면서 여론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고, 이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는 것이다. 다만 신 대표는 파업에 대한 언론사 사측과 노조의 인식 차이가 크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각 언론사 노조원들은 파업은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의 경우 지난 17일부터 오는 28일까지 ‘MBC 정상화를 위한 총력 투쟁 기간’으로 선포하고 내부 투쟁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신 대표는 “12월 대통령 선고를 앞두고 공정보도를 위한 내부 투쟁을 본격화 하는 것은 분명 매우 중요한 과제”라면서 “들어가서 싸우는 것이나 밖에서 싸우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는 만큼 내외부의 힘을 모아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