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우크라이나 의용군 위치 노출’ 논란에 공식 사과

KBS, ‘우크라이나 의용군 위치 노출’ 논란에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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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방송 화면 캡처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BS가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의 위치를 노출시켰다는 논란에 공식 사과했다.

임장원 KBS 보도본부 통합뉴스룸 국장은 3월 30일 “해당 보도와 관련해 시청자 여러분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사과드린다”며 “해당 보도는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에 소속돼 참전 중이라고 주장하는 한국 청년들의 인터뷰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들 청년이 실정법(여권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전쟁에 참여하는 행위에 대한 논란이 큰 상황이었다”면서 “이들의 현재 상황은 어떤지, 어떤 생각으로 전쟁에 참여했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전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보도 배경을 전했다.

임 국장은 “지도 그래픽 화면 처리가 안전 문제와 관련해 조금의 우려도 생기지 않도록 보다 세심하게 이뤄졌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해당 지역 거주자들의 안전 문제까지 심도 있게 살폈어야 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시청자들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보도를 한 기자는 취재 제작만 담당했을 뿐, 앵커 멘트에 동반된 지도 그래픽 화면의 제작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음을 말씀드린다”며 “해당 보도는 방송 이후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와 취재원들의 요청 등을 감안해 사과문을 게시하고 삭제 조치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KBS는 3월 28일 ‘뉴스9’를 통해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으로 참전 중이라고 주장하는 한국인 2명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지도를 통해 이들의 위치를 노출시켰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KBS는 “정확한 GPS 위치값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KBS가 군사 보안에 해당하는 사항을 노출했다”고 지적했고, 일부 누리꾼은 ‘뉴스9’에서 공개한 지도를 바탕으로 르비우에 있는 호텔 내부 인테리어까지 검색해 인터뷰를 진행한 호텔 배경과 흡사한 호텔까지 찾아냈다.

논란이 일자 KBS는 보도 내용에 ‘알립니다’를 넣어 “앵커 멘트에 나온 참전자의 위치 표시는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린 그래픽으로 정확한 GPS 위치값이 아니며 인터뷰는 지난주에 진행됐고, 한국인 참전자들은 인터뷰 다음 날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한국 의용군이 떠났더라도 근처에 있는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고, KBS 시청자권익센터에는 ‘우크라이나 참전 의용군의 위치를 노출시킨 기자의 해고와 공영방송 KBS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청원인은 “현재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행위가 갈수록 도를 넘는 상황에서 이는 의용군들에 대한 무차별 폭격 위치를 손수 알려주는 전쟁범죄를 도우는 행위이자 이적행위”라며 “전쟁범죄를 도운 이적행위에 대해 변명과 회피가 아닌 방송사 차원의 책임있는 사과와 대처를 해야만 할 것”이라 요구했다.

이 같은 논란에 KBS는 이례적으로 청원 하루만인 30일 공식 사과했다. 보통 시청자 청원 답변은 요건이 충족된 날로부터 30일 안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