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가 거의 확정적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또 하나의 악재를 만났다. 재벌 2․3세대 및 벤처기업가들이 모여 만든 ‘브이소사이어티’에 안철수 원장이 자신의 명의가 아닌 아내 김미경 씨의 이름으로 차명 지분투자를 한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불과 며칠 전, 안 원장이 사재를 털어 설립한 ‘안철수 재단’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위반 판단을 받은 것에 이은 두 번째 타격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말 기준으로 브이소사이어티 주주 명부에는 안철수 원장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가 등재되어 있다. 김미경 씨가 보유한 지분은 3만 6,000주 수준이며, 주당 5,000원으로 계산할 경우 1억 8,000만원에 해당된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안 원장 부인 명의로 차명 지분투자를 한 정황이 확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의혹이 불거지자 언론에서는 일제히 차명 지분투자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그리고 이 사안이 ‘의도된 진실’로 밝혀진다면 안 원장이 감내해야 하는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 원장의 이 같은 의혹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주장도 팽팽하다. 차명 지분투자가 아니라 안 원장의 아내인 김미경 씨의 ‘투자’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번 브이소사이어티 의혹은 일종의 헤프닝으로 끝날 공산도 있다. 실제로 안 원장측은 "차명투자란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주주명단이 다 공개되고 부부 재산으로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일부의 차명투자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밝혔다.
한편, 정치권은 이번 안철수 원장의 ‘브이소사이어티 차명 기분투자 의혹’을 두고 대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그가 이번 의혹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향후 대선 정국의 판세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안철수 재단’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만큼 성공한 기업인으로서의 이미지와 깨끗한 리더로서의 대중적 인기가 어느 정도 상쇄될 확률이 높다고 진단하는 한편 ‘사회 공헌’으로 대표되는 안 원장의 지지율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역으로 안 원장이 이번 고비를 잘 넘기면, 그동안 다른 대선주자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던 ‘강한 리더십’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