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회 언론·미디어제도개선특별위원회(이하 언론특위) 정책토론회가 12월 6일 개최됐다. 정책토론회는 공영방송 사장 선임 제도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논의를 주로 다뤘다.
이날 진술인으로 나선 김동원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진술하게 됐지만 민주당이나 언론연대의 의견은 아니다”라고 말한 뒤 “먼저 KBS에서는 왜 오징어게임 같은 콘텐츠를 못 만드냐는 의견이 많이 나오는데 과연 공영방송인 KBS와 넷플릭스를 비교할 수 있을까 싶다. 또한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을 이야기할 때 대표성을 말하는데 과연 그 대표성이 적절한지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고 했다.
김 위원은 “공영방송은 모두가 쓸 수 있고 그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넷플릭스는 구독 해지를 하면 되고 상업방송은 채널을 패키지에서 빼면 된다”면서 “물을 마실 때 생수를 사서 마심에도 수돗물의 수질 오염에 대해 신경 쓰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이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 항의인데, 그 항의의 경로를 다양하게 만들어 신뢰를 줄 수 있는 체제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시민참여”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공영방송의 책무를 명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사회가 양당을 대리하면 안 되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 시민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방송사의 협약 체계에 대해 말했는데 정확히 공정 책무가 어떻게 구현될지 그 안을 제시해 달라. 최소한 현재 KBS와 MBC에서 사장 선출 시 시민평가위원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는데 그 제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조항만이라도 넣었으면 한다. 공영방송 중 EBS만 사장 선출 과정이 조금 다른데 EBS도 다른 공영방송과 동일하게 이사회에 권한을 주고 선출하는 방법으로 바꾸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 진술인으로 나선 천영식 팬앤드마이크 대표는 “현재 공영방송은 낙제점”이라면서 말문을 열었다. 천 대표는 “넷플릭스가 미디어 생태계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대응은 미약하다”고 지적한 뒤 최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논의되고 있는 방안들에 의문을 표했다. 그는 “(사장 선출이라는) 이사회의 고유 권한을 부정하는 것은 거버넌스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으로 굳이 이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100명의 사장추천위원을 이야기하는데 이사회의 이사 11명은 안 되고, 100명은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100명의 구성 방법도 문제다. 잡음 없이 구성하는 방법도 거의 불가능”이라면서 “사장은 능력으로 뽑아야지 인기투표로 뽑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지역,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해 100명의 공영방송 이사 후보 추천 국민위원회를 꾸려 이를 통해 공영방송 사장 및 이사를 임명하는 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최영묵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학부 교수는 공영방송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넷플릭스에 대해 많이 이야기 하는데 OTT 플랫폼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면서 “지금의 공영방송은 과거의 공영방송이 아니고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존치하게 하려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품질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든 것은 분명 공영방송 시스템이고, 이것으로 한류를 이끈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BBC의 경우 트러스트를 폐지했고, NHK도 수신료 인하를 단행하면서도 대처하는 등 공영방송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진술자로 나선 허성권 KBS노동조합 위원장은 “웹3.0 생태계 시대가 코앞인데 KBS는 웹1.0과 인터넷 중간에 있다고 본다”고 말한 뒤 “KBS 구성원들은 분명 오징어게임 같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지만 플랫폼이나 감각이 떨어진 경영자들 때문에 이 상황에 처한 것”이라며 “KBS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가에 반대한다”고 했다.
진술자들의 발언에 대해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해 무작위로 추출하는 방법은 정치적인 색깔을 배제하기 위해 나온 방법”이라고 설명한 뒤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도 무작위로 추출하지만 지금까지 문제가 된 적이 없다”며 “우리 국민들이 이제는 그 정도 성숙돼 있고 또 그들이 숙의 과정을 거쳐 집단이성이 발휘될 수 있기에 그런 방식을 채택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