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11월 22일 김의철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문회 시작부터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고 이어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논란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김 후보자는 지난 1990년 KBS에 입사해 탐사보도 팀장, 사회팀장, 보도국 라디오뉴스제작부장, 보도본부장, KBS 비즈니스 사장 등을 거쳤다. 앞서 KBS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단독 후보인 김 후보에 대한 최종면접을 진행하고 시민평가단의 평가를 반영해 김 후보를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재가하고 국회에 제출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대통령이 보낸 인사청문요청안을 접수하고 20일 안에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김 후보자는 이날 “소중한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의 사장으로 일하게 된다면 국민의 믿음과 사랑을 받는 KBS로 만들고 싶다”며 3가지 다짐과 약속을 밝혔다. 먼저 그 어느 매체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로서 역할 강화 등으로 믿음직한 KBS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익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고, KBS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 참여를 높이는 등 플랫폼의 문턱을 낮춰 친구 같은 KBS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전 발표회 사실상 요식 행위”
국민의힘 의원들은 시작부터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KBS 사장 후보 선임 절차를 보면 서류심사, 중간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자 3인을 선발했는데 여기까지 정상적으로 진행돼지만, 비전 발표회 이전에 후보자 2명이 돌연 사퇴하고 김 후보만 남게 됐다”면서 “이런 상황이면 비전 발표회를 중단하고 재공모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임명 절차가 강행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참여단의 40%에 해당하는 평가가 사실상 요식 행위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전락한 상태에서 임명이 제청되고 강행됐다”며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절차상 심대한 하자가 있고 위험성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KBS 이사회는 임병걸 KBS 부사장, 서재석 전 KBS 이사, 김의철 KBS 비즈니스 사장 등 3명을 최종 후보로 선정하고 시민이 평가하는 비전 발표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비전 발표회 하루 전날 임병걸 KBS 부사장과 서재석 전 KBS 이사가 후보 사퇴를 해 결국 김의철 KBS 비즈니스 사장이 단독 후보로 비전 발표회에 참석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른 후보의 사퇴는) 정권의 외압 때문이라기보다는 야권 성향 이사님의 문제 제기에 따른 것이라고 알고 있다”며 “3명의 후보가 경쟁했는데 2명이 사퇴한 것이 이례적이라 화제가 됐으나 결론적으로는 김 후보자가 운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의철 후보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문제를 언급했다. 앞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KBS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1993년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면서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던 친누나의 집에 위장전입 했다. 이후 1994년에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아파트를 분양받았고, 매매가를 실제보다 낮게 기입하는 다운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김 후보자는 실제 매매가인 4억 원이 아닌 시가 표준액 1억 3900만 원으로 신고하며 취등록세 1400만 원가량 적게 냈다. 정 의원은 “(후보자는) 방역기피, 부동산 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등 공직 배제 기준 7대 비리에는 해당사항이 전혀 없다고 적었다”며 “지금 위장전입과 세금탈루 부분이 밝혀지고 있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인적구조의 비대칭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KBS의 인적구조 문제를 거듭 지적했다. 윤 의원은 “KBS에 여러 가지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인적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현재 인적구조와 혁신적인 조직 문화 전환이 맞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현재 KBS 인력구조를 보면 평균 연봉 9천 8백만 원, 평균 연령 46.1세고, 50대가 43.56%로 50대 이상이 모든 권력을 다 가지고 있다”며 “제가 답답하게 생각하는 건 전체 인력 중에서 20~30대 비율이 너무 낮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KBS의 20~30대는 합쳐봐야 약 27%이고, 40~50대는 거의 70% 수준이다. 윤 의원은 “최근 네이버 CEO 인사가 있었는데 만 40세였다. 또 카카오의 경우 전체 임직원 중 50세 이상이 0.78%, 네이버는 0.8%에 그쳤다”면서 “디지털 혁신 기업의 연령대가 낮은데 KBS는 너무 고령화돼 있어 인력구조의 비대칭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너무 궁금하다”고 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지만 데이터와 디지털 분야에 젊은 인력 과감하게 채용해서 조직문화 바꿔보겠다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KBS의 경우 사장이 PD와 기자 출신이 대부분”이라며 부사장급에 엔지니어 출신이 있는지 질의했다. 이어 “개발자나 엔지니어 출신 등 다른 직군의 사람들이 함께 들어가서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데 나이도 고령화돼 있고, 직군도 전통 직군들이 다 차지하고 있어 혁신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KBS가 거듭나기 위해선 새로운 수혈, 젊은층들이 대거 권력을 갖는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