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직접수신환경 개선 현장을 찾아가다(KBS 편)

디지털 직접수신환경 개선 현장을 찾아가다(KBS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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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디지털 전환을 앞둔 현재, 성공적인 DTV 전환 및 직접수신환경 개선을 위해 오늘도 신발 끈을 조이고 뜨거운 태양 아래로 서슴없이 달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는 구슬 같은 땀방울이 흐르고, 높은 안테나 위를 낑낑거리고 올라가 혼신의 힘을 다해 작업을 마무리하는 사람들. 본 특집에서는 DTV 전환 및 직접수신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멋진 방송 기술인의 이야기를 현장에서 직접 취재해, 각 방송사별로 3회 연속 연재합니다.

   
▲ KBS 화성송신소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로 땀이 줄줄 흐른다. 현재 기온은 36.4도. 정수리가 아플 정도로 살인적인 더위가 온 사방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타고난 길치인 기자는 길을 한번 잘못 접어들어 어느 논두렁에 접어들었을 때 ‘만약 더워서 벌 받는 지옥이 있다면 여기일까’라는 생각에 잠시 헛웃음을 지었던 것 같다. 그때 저 멀리 송신소의 뾰족한 탑이 보인다. 그렇게 서울을 출발한 지 3시간. 디지털 직접수신환경 개선을 위한 KBS 화성송신소 취재를 위해 9시 40분경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렇게 송신소에 도착하니 안중환 팀장이 검게 그을린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리고 사무실로 들어가 어느 직원분이 타준 뜨거운 차를 마시며(!) 눈알만 돌리고 있을 때, 갑자기 맞은편 사무실이 북적이나 싶더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안중환 팀장이 미소 지었다. “각오는 되셨죠?” 비록 결과론적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아주 적절하고 의미심장한 한 마디였다.

 

   
▲ KBS 화성송신소에서 출발

 

준비 끝. 곧장 출발

디지털 컨버터와 안테나, 사다리와 기타 필요한 공구를 챙기자마자 화성송신소 직원들은 곧장 차를 달리기 시작했다.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의 OST가 울려 퍼질법한 기민하고 익숙한 동작들이었다. 그리고 송신소를 벗어나 한참을 달려 어느새 한적한 시골에 접어드나 싶더니 이내 ‘신천리 마을회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을회관은 신천리에 거주하는 100여 가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주로 이용하는 편의시설이었다. 그리고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안중환 팀장은 직원들과 함께 마을회관의 상황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TV는 총 2대. 1대는 이미 디지털 직접수신이 완료되어 원활하게 방송이 나오고 있었고 나머지 1대는 아날로그 직접수신으로 수신환경 자체가 불완전했다. 목표는 정해졌다. 나머지 1대의 디지털 직접수신환경 개선. 예상보다는 수월한 작업인 듯 안중환 팀장 외 다른 직원들의 얼굴에 약간의 안도감이 번지는 것 같았다.

 

   
▲ 현장에서 설명하는 안중환 팀장

옥상의 안테나를 향해

가지고 온 차에서 디지털 컨버터를 꺼내 수신환경이 좋지 않은 TV에 설치한 다음, 직원들은 안테나가 달려있는 옥상으로 향했다. 하지만 위쪽 상황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오래된 VHF 안테나와 대나무에 매달려 흔들거리는 UHF 안테나가 위태롭게 서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정리되지 않은 듯 마구 엉켜있는 선과 기기들은 쏟아지는 땡볕처럼 아찔했다. 그때 안중환 팀장이 안타까운듯 말했다. “보세요. 통신선과 케이블 선들 마구 엉켜있는 것을 말입니다. ‘나오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제대로 정리가 안 되어있네요”그의 말대로 옥상의 전선들은 어지러이 방치되어 있었으며 자칫하다가는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어 보였다.

그러는 사이 직원들은 현장에서 잠시 미팅을 가졌다. 그리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초기 달성 과제가 결정되었다. ‘기존 VHF 및 UHF 안테나를 제거하고 디지털 수신 외부 안테나를 설치하는 한편, 1대의 TV에 안정적인 디지털 신호를 보내는 데 집중하고 어지럽게 방치된 대부분의 선들도 말끔하게 정리한다’

 

   
▲ 디지털 직접수신환경 개선 작업 현장

     
 

작업 시작. 사투의 시작.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었다. 우선 직원이 옥상으로 올라가 안테나 상황을 살핀 다음 쓸모없는 안테나를 완전히 제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지고 온 외부 디지털 안테나를 설치하는 작업이 시작되었으며 동시에 실내에서는 라인을 통해 들어오는 디지털 신호를 측정하기 시작했다. 안테나도 그냥 설치하면 안 된다. 일반 기업에서는 가끔 대충 안테나를 송신소 방향으로 달아주고 만다지만, KBS 직원들에게 그런 대충대충은 안중에 없는 것 같았다. 외부의 직원이 안테나를 고정하기 전 무전기를 통해 내부의 디지털 TV 신호 확인을 담당하는 직원과 연락하며 수시로 안테나 위치를 바꾸었다. 더 좋은 신호가 잡히는 곳에 안테나를 설치하기 위한 신중함이 그대로 보였다. 그러기를 수차례. 드디어 외부 디지털 안테나를 설치할 방향을 정했고 신속하게 작업이 이루어졌다. 가만히 있어도 뜨거운 햇살에 땀이 줄줄 흐르는 그 상황에서, 안테나 위치를 수시로 바꾸어가며 신중하게 정보를 나누는 직원들의 모습이 경이로울 정도였다. 이에 옆에서 지켜보며 잠시 그늘에 들어가 있던 기자도 그런 직원들의 모습에 미안해 슬그머니 밖으로 나왔다.

 

   
▲ 디지털 직접수신환경 개선 작업 현장

안테나를 설치한 이후

안테나를 설치했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기타 나머지 불필요한 선들도 정리하는 일이 남았다. 직원들은 디지털 직접수신환경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도 이같은 활동을 병행했다. 그렇게 몇 명의 직원들이 달라붙어 옥상의 선들을 정리하는 한편, 말끔하게 걷어낸 필요없는 안테나도 정리가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안테나를 통해 실내의 TV로 디지털 정보를 보내는 ‘라인’의 정리. 다행히 이곳은 수신환경이 좋은 편이라 1개의 안테나로 2개의 TV를 운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에 직원들은 안테나에서 들어오는 디지털 정보를 기존의 내부 라인을 통해 보내어 분배기를 통해 2대의 TV로 보내는 방식을 선택했다. 목표를 정하자 다시 작업이 시작되었다. 우선 기존에 설치된 선에 디지털 정보를 보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선, 즉 케이블을 찾아야 했다. 그러나 이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전화 및 인터넷, 통신 및 CCTV와 예전에 달았던 케이블 선들이 서로 엉켜있었기 때문에 내부 TV로 통하는 선을 찾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이 부분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아무래도 안테나를 통한 선이 외부에 노출되면 여러 면에서 불완전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기존의 내부 TV 선을 찾으려 땀을 뻘뻘 흘린 것이다. 서로 무전기로 연락하며 내부의 디지털 신호도 수시로 체크했다. 하지만 기껏 선을 찾아서 연결해도 노후화 문제가 있었는지 신호가 부정확하기 일쑤였다. 그러기를 또 수차례, 드디어 내부의 완벽한 선을 찾아서 신호를 보냈고 내부에 있는 TV 2대에서 선명한 ‘런던올림픽 방송’이 나왔다. 마을의 이장이신 김건식 할아버지의 얼굴에도 후련한 미소가 떠올랐다.

     
 
   

▲ 디지털 직접수신환경 개선 작업 현장

 

   
▲ 디지털 직접수신환경 개선 작업 현장

 

분배기 고정, 뒷정리도 완벽

TV가 정상적으로 나오며 각각 90% 이상의 디지털 신호율을 보여주자 마무리 작업이 이어졌다. 분배기의 보존을 위해 회관 처마 밑에 단단히 고정시키고 주변에 흩어진 고물들도 완벽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다시 TV 수신환경을 살핀 다음 안중환 팀장은 김건식 할아버지와 함께 실내에서 리모컨 조작법을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내용이 잘 정리된 1장짜리 판플렛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렇게 모든 작업이 끝났다.

     
 
   
▲ 디지털 직접수신환경 개선 작업 현장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고된 작업이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쉬울 줄 알았지만, 디지털 직접수신환경 개선의 완벽한 작업만큼이나 주변 기타 환경에 대한 정리도 병행한 KBS 팀은 말 그대로 척척박사 수준이었다. 그 열성적인 땀방울에 감사하며, KBS 화성송신소 직원들의 신념에 감사한다. 최진홍 rgdsz@kobeta.com

 

 

그 외 이야기 하나

송신소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안중환 팀장이 이야기했다. 송신소에 근무한다는 것은 지역 주민과의 유대강화를 도모하면서 실제적인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리고 오늘 있었던 디지털 직접수신환경 개선 활동을 통해 그러한 부분들이 더욱 극대화된다고 전했다. 가끔 어지럽고 정리되어있지 않은 곳에 수신환경개선 작업을 하러 나가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청소도구들을 들 때가 있으며, 때로는 불필요한 선들도 정리하고 사고를 유발하는 각종 시설도 철거하게 된다고.

 

그 외 이야기 둘

원래 화성송신소의 경우 예전에는 50여 명이 근무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인원은 15명. 고작 15명이 본연의 송신소 업무와 디지털 직접수신환경 개선 작업 등을 모두 해내는 것이다. 게다가 화성송신소의 경우 1주일에 1, 2회는 빠지지 않고 외부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관계로 직원들의 업무로드는 심각해 보였다. 아무리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사람의 역할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그 작업의 비중은 줄어들지 않는 법이다.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 외 이야기 셋

디지털 직접수신환경 개선작업이 한창일 때, 이장인 김건식 할아버지(70세)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 할아버지에 의하면 기존의 디지털 직접수신 TV의 경우 기사가 2번 방문을 했으며, 2번 방문을 하게 된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또 2명의 기사 모두 다른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판단하건대, ‘라파’에서 일반 기업인 ‘브로드밴드’에 디지털 직접수신환경 개선 작업 하청을 주었고 이는 개인이 2만 원을 지불하면 ‘브로드밴드’팀이 직접 현장에서 작업을 하게 되므로 김 할아버지의 경우 이 같은 예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브로드밴드’팀이 관련 작업을 수행할 때 극소수이지만 가끔 기능적인 문제로 민원을 발생시킨다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김 할아버지의 경우 그런 사례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숙련된 직원이 아닌 계약직 직원을 운용하는 브로드밴드의 특성이 반영된 사례이기도 하다. 여담으로, 브로드밴드 측은 1회 AS시 ‘징계’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