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동조합이 긴 파업을 풀고 업무 복귀쪽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파업 도중 사측이 채용한 대체인력을 두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파업 기간 무리한 ‘시용인력’을 채용한 것을 두고 극렬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사측은 업무 복귀가 이루어지더라도 새로운 사업을 통해 인력을 적절히 배치하겠다고 천명하는 주장하는 등 파업 종료 이후의 갈등 요소가 또 한번 수면위로 부상하는 형국이다.
MBC 사측은 지난 1월 파업 돌입 이후 계약직, 시용기자 등을 포함해 현재까지 66명을 채용했다. 66명 중 24명은 보도국 소속 기자들이며 나머지는 뉴스PD직, 아나운서 계약직 등인데 앞으로 채용 확정된 28명의 인력을 더하면 파업 기간동안 채용된 직원은 100여 명에 육박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채용된 인력들이 기존의 노조원과 업무가 겹친다는 것이다. 이에 사측은 새로운 사업 본부를 구성해 인력을 적절히 배치한다고 전했지만 이러한 해결책은 효과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사측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요직에 앉히고 나머지 인력은 ‘한직’에 내보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노조원이 파업을 풀고 업무를 복귀해도 시용인력이 MBC의 메인이 되어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는 “시용인력을 절대 동료라 인정할 수 없다”며 “임시 경력직, 시용 기자들이 파업 기간에 MBC에 들어와 김재철 체제에 부역한다면 결코 동료 기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며 "그럼에도 이들이 스스로 부역자의 길을 택한 만큼, 파업 이후에도 결코 선배나 후배, 동료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노조의 우려를 현실화 시키는듯, 최근 MBC ‘시용기자’로 분류되는 한 기자가 KBS ‘추적 60분 팀’의 방송사 파업 취재에 대항하기 위한 KBS 신상털기에 나섰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기자는 KBS의 MBC 파업 취재에 대항해 KBS의 아킬레스건인 ‘수신료’ 문제를 파고들기 시작했으며 벌써 해당 기사의 작성을 대부분 마친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일고있다. 또한 MBC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테스크’에서도 최근 국회의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사태를 취재하며 김재철 사장을 강하게 비판했던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증언도 나와 관계자 모두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MBC 파업 기간동안 조직의 생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이 마구잡이로 인력을 채용한 사측과, 이에 반발하는 노조의 갈등이 파업 종료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