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송신료 분쟁, 위성까지 번지나

재송신료 분쟁, 위성까지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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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사업자간의 재송신료 분쟁이 IPTV는 물론 위성방송사에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BS는 KT 스카이라이프에 합당한 재송신료 계약을 하지 않으면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KT 스카이라이프가 SBS와의 재송신료 협상을 계속 미루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에 SBS는 KT 스카이라이프와 재송신료 협상이 작년에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KT 스카이라이프가 계속 SBS 방송을 가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합당한 재송신료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방송 송출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만약 이 같은 SBS의 의견이 현실이 될 경우 방송 중단은 20일 정도에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KT 스카이라이프는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SBS와 케이블 사업자도 올해 재송신료 협상을 하지 않았음에도 정상적으로 방송 서비스가 이어지고 있는데, 왜 KT 스카이라이프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지 모르겠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KT 스카이라이프의 업체간 계약 평등성을 차치하고서라도, 사실상 이번 반발은 CPS(재송신료) 가격을 문제삼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현재 CPS는 지상파-케이블 간 체결된 가격이 표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지상파와 케이블은 작년 재송신 중단 사태를 계기로 CPS를 현행 280원으로 유지하는 것에 합의한 바 있다. 그리고 지상파 방송사는 이 280원을 그대로 IPTV나 위성 방송사에 제시하고 있는데, KT 스카이라이프는 이 금액 자체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더 낮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사실 이 같은 ‘음모론’은 예전부터 업계에 파다했다. 지상파와 케이블이 280원에 CPS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하지만, 사실상 이면계약서일 뿐이며 실제 가격은 280원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했던 것이다. 이에 IPTV와 함께 위성 방송사인 KT 스카이라이프도 지상파 방송사의 280원 CPS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IPTV와 케이블, 지상파 직접수신가구의 방송 커버리지를 고려해보면 일률적인 CPS 280원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KT 스카이라이프의 주장이 ‘억지’일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 퍼진 ‘280원 CPS 설’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안인데다 명문화된 원칙을 따르는 것에 케이블은 물론 IPTV, 위성 방송사도 수긍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나날이 발전하는 지상파 콘텐츠 제작 비용을 무조건적으로 낮게 책정하려는 ‘플랫폼’ 사업자의 주장도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2012 런던올림픽을 앞둔 현재, 재송신료 문제가 다시 한번 미디어 업계에 광풍을 몰고 올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