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방송을 위한 MBC 파업이 드디어 긴 대장정의 끝을 예고하고 있다.
MBC 노동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8월 새 이사진이 들어올 때까지 파업을 계속할 것인지 우선 업무복귀를 할 것인지를 놓고 노조 각 부문별로 조합원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이 자리에서 업무 복귀쪽으로 논의가 진행된다면 근 170일에 달하는 MBC 파업은 종료된다. 그 분수령은 13일 총회결과에 달려있다.
이에 관심은 MBC 노조의 파업중단 논의 배경에 자연스럽게 쏠리고 있다. 가장 오랜 기간동안 파업을 진행해오며 ‘절대 꺾이지 않는다’는 신념을 유지하던 이들이 전격적으로 업무 복귀를 선언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뜻이다.
하지만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앞서 지난 6월 29일 여·야는 19대 국회 개원 합의문을 통해 “8월 초 구성될 새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가 방송의 공적 책임과 노사관계에 대한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사 양측 요구를 합리적 경영판단 및 법 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정·처리하도록 협조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MBC 사장에 대한 선임 및 해임 권한을 갖고 있는 현 방문진 이사진의 임기는 오는 8월 8일 마무리된다. 바로 이 때 김재철 사장의 퇴진도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물론 위험부담도 만만치않다. 지금까지 MBC 파업을 이끌어온 노조의 입장에서는 자칫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고’ 파업 종료를 선언하게 된다는 부담감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으로, 현재 노-사가 팽팽히 맞서는 동안에는 김재철 사장 퇴진에 대해서 정권 차원의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파업이 풀리고 방송이 정상화되면 자연스럽게 방문진이 교체되는 8월에 ‘사장 퇴진’이 가능해진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게다가 2012 런던올림픽도 있다. 사장 퇴진도 가속화시키고 방송사 지배구조개선에 대한 논의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동시에 전국민의 눈이 쏠린 이벤트도 훌륭하게 치룬다는 복안이다. 지금 시점의 업무복귀는 나쁘지 않은 선택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