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미래 비전 국민에게 듣는 숙의 토론’ 종료

‘KBS의 미래 비전 국민에게 듣는 숙의 토론’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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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KBS

22일과 23일 양일간 KBS아트홀에서 열려
‘수신료의 단계적 인상 필요…인상 시기 지금은 부적절’ 지적
‘보도의 공정성’ 요구, ‘저비용 고품격 콘텐츠 개발’ 주문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민참여단 200명이 참여한 ‘KBS의 미래 비전 국민에게 듣는 숙의 토론’이 5월 22일과 23일 양일에 걸쳐 진행됐다. 국민참여단은 한 명도 빠짐없이 각 주제별 토론에 참여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1981년 당시 신문의 월 구독료를 고려해 2,500원으로 책정된 TV 수신료는 현재까지 40년 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1980년대 후반 시청료 거부 파동 등을 거치면서 1994년부터는 전기요금과 함께 징수되고 있으며,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KBS와 EBS가 97:3의 비율로 나누고 있다. 40년 동안 여러 차례 수신료 현실화 움직임이 나타났지만 정치권의 입장 차이와 신문‧종합편성채널 등 이해관계자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이 자리에선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가계 사정을 들어 현재 매월 2,500원에서 3,840으로 한 번에 올리기 보단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시기도 지금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수신료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대다수 전문가들도 공감을 표하고 있으나 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수신료 조정안 공청회’에 참석한 이원 인천가톨릭대 교수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인상이고, 코로나19 정국에서 인상을 주장하는 게 적절한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수신료 조정안’이 향후 이사회와 방송통신위원회, 국회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행 시기는 코로나19가 진정된 뒤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현행 수신료가 40년 동안 묶여 있는 데다 현행 수신료가 극히 낮은 만큼 국민들의 이해를 요청했다.

수신료 현실화와 항상 함께 제기되는 보도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국민참여단은 토론 내내 KBS에 보도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뉴스의 신뢰와 영향력에서 다소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국민 기대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면서 “정권과 회사 책임자가 바뀌더라도 ‘저널리즘 원칙’이 굳건히 지켜질 수 있는 방안과 함께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KBS 측은 보도본부 안에 ‘팩트체크K센터’를 만들어 기사의 정확성을 사전에 점검하고 있으며 시청자들의 뉴스에 평가와 의견을 조사하는 ‘이용자관여팀’을 구성해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종윤 서울대학교 팩트체크센터 부센터장은 “신뢰 회복 방안의 하나로 논란이 된 기사의 경우, 취재 및 제작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참여단은 KBS에서 대작 방송물이 사라진 것도 지적했다. 역사 대하드라마를 부활하고 세계적 품질의 다큐멘터리 제작을 늘리라는 요청이 잇따랐다.

재원 확충 방안의 다원화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KBS는 “상위직급을 폐지한 직급 체계 개편을 비롯해 2년 연속 임원의 급여 반납, 지난해 전 직원 임금동결 등의 자구책을 시행했고 인력 운용 효율화를 통해 앞으로 3~4년 안에 인건비 비중을 현재의 36%에서 30% 이하로 낮추는 등의 강도 높은 혁신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양승동 KBS 사장은 “이번처럼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국민참여단의 질책과 격려 모두 회사 운영의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공론화위원회’의 이재진 위원은 마지막 인사말을 통해 “공영방송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논의가 정치권의 공방 속에서 지지부진했었는데 이번 토론은 처음으로 국민 의견 수렴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