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31일 디지털 전환 이후 주파수 확보를 위한 ‘전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대상은 700MHz 대역 주파수 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중이다.
26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르면 내년부터 이동통신용 추가 주파수 배분에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4 ITU 부산회의와 WRC-15를 앞두고 대대적인 주파수 정비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실제로 방통위는 WRC-15 준비단을 발족시키며 ICT 발전을 위한 도약에 더욱 동력을 집중한다는 뜻을 천명한 상태다.
또 여기에는 LTE 발전에 따른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뜻도 숨어있다. 이에 방통위는 내년 주파수 경매를 기정사실화 하는 한편 수요 조사를 위한 협의를 물밑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뒷받침하듯 SK 텔레콤의 경우 20일 <LTE 2.0>을 선언하면서 주파수를 더 확보한다는 가정 아래 지금보다 4배 빠른 300Mps의 차세대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군용으로 활용되던 1.8GHz 중 일부를 이통사에 할당하기로 결정한 것도 같은 연장선상이다.
하지만 방통위와 통신사의 전방위적인 주파수 할당 로드맵에 문제가 많다는 시선도 상당하다. 특히 WRC-15에서 방통위가 내세운 ‘모바일 광개토 플랜’이 원안대로 추진된다면 자연스럽게 700MHz 대역 주파수 문제도 불거질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함에 있어 현재 해당 주파수를 활용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와의 협의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WRC-15에는 지상파 관련 분과가 없다.
게다가 전세계적으로 LTE 기술은 1.8GHz 대역 주파수가 상용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700MHz 대역 주파수를 여전히 LTE 용으로 묶어 놓으려는 방통위의 주파수 로드맵 자체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방통위는 이러한 비판을 무시하며 주파수 정책 전체의 로드맵을 구성함에 있어 통신쪽과의 교섭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서구 열강은 막강한 군사력으로 아시아 대부분을 식민지로 삼아 자신들의 입맛대로 착취를 거듭한 바 있다. 그리고 현재 방통위의 주파수 정책은 무료보편의 서비스를 추구하는 방송진영의 목소리를 완전히 묵살한체 그저 그들의 입맛대로 요리되고 처리되어 진다는 인상을 주고있다. 방송과 관련된 주파수 정책에 있어 균형잡힌 정책 결정을 촉구하는 진영의 논리적 근거도 여기에서 기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