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확대 VS 축소

방통위 확대 VS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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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의 권한 강화냐, 아니면 조직을 축소해서 정치적 중립성을 완벽하게 보장하느냐. 대선을 앞두고 일부 정부부처의 구조조정이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학계와 언론을 중심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방통위의 조직개편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방통위 조직의 축소를 주장하고 있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정치권이다. 박근혜 의원은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있던 시절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를 부활시키겠다”고 밝힌적이 있어 현재의 방통위를 해체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민주통합당도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뜻을 함께하고 있다. 물론 여권에서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을 위해 세분화된 조직이 응집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야권은 최시중 위원장 시절 강력한 정권 실세를 통해 합의제가 무너졌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결론은 같지만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에 학계에서도 의견개진을 하고 나섰다. 박진우 고려대학교 교수는 18일 공식석상에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요소의 전체구조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정보 및 혁신에 주안을 둔 독임제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눈부시게 발전하는 정보통신 기술을 위한 강력한 콘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2004 ITU 부산 회의를 앞두고 정보통신기술-IC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해보면 다양한 요소의 ‘합일’을 찾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시민단체들의 의견은 꾸준하다. 바로 ‘방통위 해체’. 최시중 씨가 방통위의 위원장이 되던 순간부터 언론개혁시민연대를 위시한 많은 시민단체들은 독단적인 방통위의 행태를 규탄하며 ‘조직 해체’라는 강경한 스탠스를 유지해왔다. 특히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 문제에 있어서 방통위가 ‘친통신위원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자 이 같은 비난은 더욱 거세진바 있다.

정권이 바뀌면 정부부처가 변화하는 것은 오랜 관행처럼 굳어왔다. 해당 정권의 특징이나 정치철학에 따라 조직이 없어지거나 더욱 강화되는 일은 호불호를 가릴 수 없을만큼 미묘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소한 방통위를 둘러싼 조직개편 논의는 그 연장선상에서 벗어나 있는 느낌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어떤 형식으로든 방통위는 조직의 구성 자체가 변화될 것”이라며 “대선 후 방통위 조직을 어떻게 개편하는지에 따라 차기 정권의 방송 및 통신 분야에 대한 철학을 짐작할 수 있을것이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