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의 수신료 지불의사가격을 설문조사한 결과 현행 2500원보다 1909원이 많은 4409원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공영방송 거버넌스와 사회적 가치’란 주제로 열린 2012 미디어 산업 포럼에 참석한 미디어미래연구소 남승용 책임연구원은 “현행 2500원의 수신료를 없다고 가정하고 KBS 방송을 수신하기 위한 지불의사가격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24%가 4500원에서 5500원 사이로 답해 평균 수신료 지불의사액이 4409원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7일 간 미디어미래연구소 홈페이지 가입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총 547명이 답한 결과를 바탕으로 WTP(지불의사액, Willingness to Pay) 및 VFM(지불대비가치, Value for Money) 파일럿 테스트를 적용했다.
남 책임연구원은 “이번 설문조사를 토대로 현행 수신료를 부과하는 1955만대의 수상기에 지불의사액 4409원을 적용하면 연 1조346억원의 수신료 수입이 발생해 현행보다 50%의 광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KBS는 전체 재원의 39.3%가 수신료 수입으로 40.6% 광고 수입보다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영국(70.4%)과 일본(96.4%)의 경우와 비교해본다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에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은 “전체 재원에서 광고 수입의 비중이 줄어들고, 수신료의 비중이 늘어난다면 당연히 시청자 중심의 미디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남 책임연구원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0원으로 답한 응답자가 9%에 이른다는 점을 강조하며 “0원 응답자들은 공영방송의 콘텐츠가 상업방송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광고로도 충분히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신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공익적 프로그램 제작 등 공영방송으로서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더 많이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공영방송의 사장 선임 문제도 심도 깊게 논의됐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는 “공영방송사 이사회와 사장 선임이 늘 문제가 된 이유는 선거에 참여했던 정치인들이 성공할 경우 직접 경영진으로 ‘투입’될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국회와 대통령이 직접 이사나 사장을 선출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정치적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KBS․EBS이사회와 MBC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구성도 동일하게 반복된다”며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