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도 뛰어드는 웹예능…’가성비’는 강점이자 한계 ...

OTT도 뛰어드는 웹예능…’가성비’는 강점이자 한계
티빙·웨이브·시즌 등 오리지널 쏟아내…"보편성보단 팬덤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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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발신지=연합뉴스(서울)] 이정현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 티빙의 ‘여고추리반’과 웨이브의 ‘어바웃타임’, KT 시즌의 ‘싱스테이’….

가성비 좋은 웹예능 시장에 국내 OTT(실시간 동영상 서비스)들까지 저마다 뛰어들어 ‘오리지널 콘텐츠’로 선보이고 있다.

자본이 풍부한 넷플릭스의 경우 한국 시장이 진출한 직후부터 유재석 등 호화로운 캐스팅을 내세워 ‘범인은 바로 너!’ 시리즈를 내놓기도 했다. 에이앤이 네트웍스 등이 ‘네고왕’ 같은 웹예능으로 한국 시장에서 탄탄하게 자리 잡은 전례도 있다.

이에 비해 토종 OTT들의 웹예능은 자사 채널에서 방송되기도 해 온전히 독점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최근 들어서는 진정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부를 수 있을 만한 작품들을 내놓는 추세다.

CJ ENM의 경우 JTBC와 OTT 합작법인을 선언한 후 tvN ‘대탈출’, ‘더 지니어스’ 등을 탄생시킨 제작진에게 티빙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의 연출을 맡겼다. 멤버로는 ‘대세’ 장도연과 웹예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MC 재재 등을 캐스팅했다.

웨이브의 ‘어바웃타임’ 역시 강호동, 이수근, 신동을 MC로 내세우고 빙속 여제 이상화와 스타 강사 김미경, 가수 유노윤호, 프로게이머 이상혁, 국민MC 송해 등을 게스트로 내세워 ‘유명인사의 시간을 경매한다’는 콘셉트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즌은 ‘싱스테이’ 시리즈와 ‘젝키오락관’, ‘빽투더아이돌’ 등 앞선 두 플랫폼과 비교해 아이돌을 내세운 웹예능들을 내세워 팬덤을 끌어모으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OTT들이 오리지널 예능 제작에 골몰하는 것은 아무래도 예능이 드라마보다는 제작비가 적게 들고, 그러면서도 구독자의 수요와 맞아떨어지면 기대 이상의 가성비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24일 “예능의 경우 상대적으로 투자 규모가 적은데, 소자본으로 만들 수 있는 콘텐츠라면 보편적 시청자층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팬덤 같은 걸 이용해서 고정적으로 찾아보는 콘텐츠가 유리할 수 있다는 생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진입장벽을 낮춰준 그 ‘가성비’는 말 그대로 가성비일 뿐 ‘대박’을 안겨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 평론가는 “웹예능을 OTT의 주류 전략으로 보기는 어렵다. 부수적인 것”이라며 “오리지널 콘텐츠는 해당 OTT의 대표성을 가질 만큼 무게감이 있어야 하는데, 웹예능들이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도 웹예능이 우후죽순 생겨나지만 막상 ‘제대로 된 사례’를 꼽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인터랙티브’를 기본 속성으로 지닌 웹예능은 트렌드와 젊은 시청자를 겨냥하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성공을 평가하기가 어렵다. 가능성과 기회는 많지만 좀처럼 성공하기는 힘든 장르”라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의 질로 승부하기보다는 팬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다만 OTT를 구독하는 것은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완성도 높은 드라마 등을 보기 위한 것인데, 웹예능으로 유인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