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실감방송의 정점’을 향한

‘지상파 실감방송의 정점’을 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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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중곤 KBS 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

 ○ KBS, MBC, SBS, EBS 기술본부장의 ‘UHDTV 실험방송협약식’
지난 4월 3일 화요일 오후 1시30분, KBS 기술연구소에서는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 4사의 기술본부장(KBS 뉴미디어테크놀로지 본부장 김선권, MBC 디지털본부장 이우철, SBS 방송지원본부 기술담당부본부장 박영수, EBS 융합미디어본부장 김석태)들이 모여 ‘UHDTV 실험방송 공동추진 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의 주요 내용을 보면, 방송 4사가 ‘UHDTV 실험방송 허가 취득에 상호 협조’, ‘KBS가 소요 시스템 조달과 운용’, ‘실험방송 소재 프로그램의 공동제공 및 편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어 지상파 방송 4사의 상호 협조와 협력을 기반으로 차세대 실감방송 구현을 위한 첫걸음이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이 날 협약 행사 후, 각사 기술본부장들은 KBS 기술연구소에 마련된 4K UHDTV 콘텐츠 시연을 관람하고 HDTV 이후 차세대 디지털 방송으로서 UHDTV가 손색이 없음을 확인하고 향후 추진될 UHDTV 실험방송에 적극 협력하기로 하였다.
한편, KBS는 지난 2월29일, 채널 66번을 활용한 초고선명 UHDTV 실험방송을 위한 실험국 신청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접수시켰다. KBS는 이 신청서에 UHDTV 실험방송을 위한 구체적인 예산 계획과 장비조달 마스터플랜을 포함시켰다. DTV 채널 66번은 지난 2월까지 3DTV 실험방송을 위해 사용되었다.

○ 지상파 실감방송으로서의 3DTV
여기서 잠시 3DTV 방송에 대하여 언급하자면 지난 2010년 5월 대구세계육상경기대회 프리챔피언십을 3DTV 생중계를 시작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 FIFA 월드컵 (2010년6월), 2011년 8월 대구세계육상대회 3D 생중계 등 3DTV 방송을 시작하였다. 그 결실로 금년 4월부터 SBS와 EBS의 지상파 3DTV 채널을 운영하게 되었다. 이는 이미 3DTV에 대한 기술검증 차원을 넘어 방송사가 직접 설비와 채널을 운용하여 실질적인 3DTV 시대의 막을 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3DTV 시대의 개막은 한국의 지상파 방송이 고화질 디지털방송에서 실감 디지털방송으로 그 중심을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실감 미디어의 정점, UHDTV
초고해상도 TV라는 의미의 UHDTV(Ultra Hight Definition TV)는 크게 4k와 8k UHDTV로 구분할 수 있다. 기술적인 용어로 HDTV와 비교하면 4k UHDTV는 HD방송 보다 4배 해상도가 높아지고, 8k UHDTV는 해상도가 16배 높아지며 광의 원색도 최대 50%가 정밀해지고, 1초당 화면의 수인 프레임율(frame rate)도 1.5배 내지 2배까지 확장된다. 오디오의 채널 수도 22.2채널로 HDTV의 4배에 해당한다.
이러한 궁극의 화면 효과를 글로 표현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표현을 하자면, HDTV는 화면은 선명하지만 컬러 및 화면 깜박임에 있어서 실사표현에 한계가 있으나 UHDTV는 화면의 깜박임을 못 느끼고, 인간 감지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색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술적인 용어를 배제하고 설명하자면, UHDTV는 ‘실감나는 방송’이라는 것이다. 이 용어는 3DTV 개념이 나오면서 등장했는데 실감방송을 글로 표현하자면 아마도 다음과 같을 것이다.

“FIFA 월드컵 축구를 방송으로 보는 시청자의 느낌이 아니라, 내가 마치 경기장에서 축구선수로 함께 뛰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 난다는 것이다. 다만, 내게 슈팅의 기회만 없을 뿐이다.”

이러한 영상을 제작하여 방송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HDTV가 당연한 방송이 된 것처럼 앞으로 10년 쯤 후에는 실감방송이 당연한 시대가 펼쳐질 것이다.

○ 왜 UHDTV인가?
 소극적이지만 우리가 UHDTV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일본, 영국, 이탈리아의 공영방송사들이 적극적으로 UHDTV에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UHDTV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 특히 모든 기술의 산실인 NHK의 경우 8k급 UHDTV를 주장하여 현재로는 위성을 통해서만 방송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4k급으로 UHDTV를 방송하고자 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은 조작으로 목표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OFDM(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 : 직교주파수분할다중방식)을 사용하는 DTV-T, DVB-T2 및 ISDB-T 등을 국가 표준으로 채택한 거의 전세계 모든 국가들은 비교적 DTV 주파수가 여유가 있어 4k급 지상파 UHDTV 실험방송 및 시험방송을 언제든지 실시할 수 있는 입장이다.
유럽과 일본의 선진국이 위성 등을 이용한 8k급 UHDTV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DTV 전환을 앞두고, 주파수의 부족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초기부터 실현가능한 4k 지상파 UHDTV를 목표로 하여 실감방송 UHDTV 등 초대형 평판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고 한류와 같은 초고화질 실감방송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어야 한다.

○ UHDTV 실험방송에 대한 근거
2008년11월7일자 방송기술저널에 보면 당시 DTV 채널배치관련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의 DTV 채널배치계획 관련 공개질의 6가지 사항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답변이 있다(http://m.kobeta.com/articleView.html?idxno=33&menu=2). 그 중에 다섯 번째 질문 ‘UHDTV 및 3DTV 등 차세대 방송 준비에 대한 기본정책 및 실험방송용 주파수 확보계획’에 대한 답변으로 ‘UHDTV, 3DTV 등 HDTV 이후의 새로운 방송기술에 대해서는 국내외 기술개발 및 서비스 동향, 국내 방송정책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책방향을 수립 중에 있으며, 실험방송용 주파수에 대해서는 방송사의 요청이 있는 경우 적극 지원할 계획임’으로 답한 바 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장 고시 ‘대한민국주파수분배표’를 보면 770MHz를 실험국으로 정의하였으며, 특별히 K30의 주석을 통해 ‘770MHz(66번 채널)의 주파수는 2012년 12월31일까지만 사용을 허용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 방송사의 3DTV 및 UHDTV 방송실험을 위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고, 특별히 지상파 방송사의 UHDTV 실험에 결격사유가 없어 보이는 바, 실험국에 대한 허가를 거절한 특별한 사유가 없다.

○ UHDTV 실험방송에 거는 기대
한국 방송 역사상 최대의 이벤트인 2012년 DTV 전환사업을 앞두고 있는 KBS는 상당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대한민국의 방송이 지향해야할 목표로서 KoreaVeiw, 3DTV, UHDTV 등 디지털 방송으로서 가능한 주요 서비스에 대하여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국민들에게 다양한 방송서비스를 고도의 품질로 제공하고자 하는 공영방송 본연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DTV 전환에 집중하자’는 일각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방송은 HDTV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3DTV, UHDTV등의 실감방송으로 또 한 번 진화해 나갈 것임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송통신위원회의 UHDTV 실험방송허가를 취득하면 그 동안 각 방송사의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추진되어 왔던 UHDTV 관련 기술연구와 TTA(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를 통해 추진되었던 표준화, 방송통신위원회 및 지식경제부의 UHDTV 관련 국책과제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른 차세대방송정책연구, 관련 산업의 육성을 통해 한국의 방송, 가전, 콘텐츠 역량을 다시 한 번 발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