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보편 가치와 ‘유료방송’ 딜레마

무료 보편 가치와 ‘유료방송’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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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디지털 전환 작업이 속도를 내고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면대면 홍보를 더욱 강화하고 인지율과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발표하는 한편 지상파 방송사들도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는듯 방통위 설문조사 결과 전체가구의 96.8%가 아날로그 방송 종료 후에도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함정이 있다.

방통위가 작년 12월 13일부터 올해 1월 21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디지털 전환 인지율은 90.8%에 달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96.8%의 가구가 전환 후에도 문제없이 방송을 시청할 수 있으며 디지털 TV 보급률은 59.7%로 집계되었다. 방통위 스스로 준수한 결과라고 밝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96.8%라는 수치에는 방통위 스스로 밝혔듯이 △유료방송 가입 가구 △디지털 TV 보유 가구 △공시청 설비에 ‘디지털 컨버터’가 설치된 아파트 거주 가구 △아날로그 TV에 디지털 컨버터 등 설치 가구 등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유료방송 가입가구가 85%에 달하기 때문에 순전히 ‘유료’방송의 힘으로 96.8%라는 수치가 가능해졌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전국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무료보편의 지상파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본연의 주장이 퇴색되어 버리는 순간이다.

문제는 또 있다. 디지털 전환 인지율도 단순 인지인지, 다각적인 심층 인지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90.8%라는 수치도 의미가 크지 않으며 디지털 TV 보급률도 59.7%에 달해 작년대비 13%넘게 상승하긴 했지만 당초 목표가 80%였던 점을 감안하면 큰 성과는 아니라는 주장도 거세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디지털 전환을 1년 앞두고 인지율 96.8%, 보급률 95%를 달성한 바 있다. 대한민국의 전국 디지털 전환 사업에 더욱 가속도가 붙어야 하는 것은 물론 더욱 내밀한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