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10월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글로벌 OTT 업체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문제, 조세 회피 의혹 등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먼저 화두가 된 것은 망 사용료 문제였다. 변재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터넷서비스업체(ISP)의 망을 무상으로 이용하면 결국 이용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콘텐츠사업자로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4~6월 트래픽 발생량 상위 10개 기업 중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3.1%에 이른다. 이러한 트래픽 폭증으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협상에 들어갔지만 이견 차를 좁히지 못했으며,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망 사용료에 대한 갈등을 중재해달라는 재정 신청을 전달했다. 이후 넷플릭스는 재정 절차 진행 중에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음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망 사용료 갈등은 법정 공방으로 넘어갔다.
증인으로 출석한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팀장은 “전 세계 수천 개 ISP와 협업을 하고 있는데 국내 통신사들이 요구하는 형식의 망 사용료를 실질적으로 내는 곳은 없다”며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도 비용을 내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가 시장 우위적 입장을 이용해 불공정 거래를 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계약에 대해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것으로 했는데 (LG유플러스가) 가입자 늘리기에 집착해 굴욕적 계약을 했다는 비판이 있다”며 “이러니 넷플릭스를 ‘갑플릭스’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넷플릭스와 콘텐츠 업체 간 수익 배분율이 9대 1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배분율이) 콘텐츠 업체를 옥죈다는 지적이 많다”며 개선 계획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연 팀장은 “적정한 대가를 산정해서 협업하는 파트너사와 창작자에게 수익을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조세 회피 의혹과 경영 투명성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앞서 8월 국세청은 미국 본사에 경영자문료를 지급하는 식으로 세금을 회피하면서 국내 수입을 해외로 이전한 혐의로 넷플릭스 한국 법인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김영식 의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게 있다. 더구나 외국 기업이 탈세로 비치는 문제가 있다”며 “사회적 책임에 대한 보완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얻은 이익에 대해 정당하게 세금을 내고 트래픽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선 망 이용료를 정당하게 지급하며 콘텐츠 제작에 제대로 투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 팀장은 “제가 이해하기론 국내법에 따라 모든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있다. 알려진 것과 사실이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 “국세청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한회사인 넷플릭스코리아는 지금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공개하지 않아 경영 투명성 측면에서도 문제 제기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넷플릭스는 2015년까지 8천억 원 규모로 콘텐츠 지원을 했다고 하지만 이는 넷플릭스 콘텐츠에 대한 직접 투자”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칫 잘못하면 한국의 고유문화 정체성, 문화주 권을 해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 팀장은 “내년부터는 외부감사법에 따라서 매출액 등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넷플릭스는 다양한 콘텐츠 제작 지원을 통해 2억 명의 해외 이용자들이 한국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한류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