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한 10월 15일 KBS 국정감사에 수신료가 화두가 됐다. 양승동 KBS 사장은 수신료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으며, 이를 통해 방송의 질과 다양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감 시작과 함께 양승동 KBS 사장은 “지난해 759억 원 적자였고 올해도 그에 못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세 차례 긴축을 통해 예산을 300억 원 줄였으나 적자 줄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KBS의 경영 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수신료 문제에 깊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KBS 수익 가운데 수신료는 46% 전후에 머무른다”며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이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KBS도 극심한 광고 협찬 경쟁에 내몰렸다. 그러나 지상파에 대한 규제는 그대로라 공정 경쟁도 어렵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지난 추석 연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KBS의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언급하면서 “KBS는 KBS만의 길을 가야 한다. 국민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제2의, 제3의 나훈아 쇼를 만들겠다. 대하사극도 부활하고, 고품질 한류 콘텐츠를 계속 만들겠다”고 강조하면서 지원을 촉구했다.
이러한 요청에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면서 “수신료 인상에 찬성하는 국민은 6%뿐이다. 당장 수신료 인상 계획을 멈춰라”고 주장했다.
이에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야당의원들이 여당일 때는 수신료 올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에 따라 공수가 바뀌는 게 아이러니하다”며 일부 의원들의 태도를 꼬집으면서도 수신료 현실화에 대한 국민 여론이 부정적인 데에는 동의했다. 전 의원은 “KBS가 국민의 사랑을 받으려면 콘텐츠가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 역시 KBS의 상황을 감안해 수신료 현실화는 불가피하지만 “여론은 매우 차갑다”고 언급했다. 우 의원은 “KBS 입장에서는 수천 원을 한꺼번에 올려 재정을 안정화하고 싶겠지만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생각해 현명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물가연동제를 적용해 수신료를 조금씩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방송 프로그램의 질과 다양성을 위해서도 수신료 현실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S 방송 프로그램이 질적으로 하락하고 다양성도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매켄지 보고서를 보면 공영방송일수록 방송 프로그램 다양성 지수가 높다고 나온다. 결국 돈 걱정을 하지 않아야 다양성 나온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승래 의원 역시 수신료 현실화가 이뤄져야 방송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을 향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KBS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의 수익을 물었다. 이에 양 사장이 “제작비 2/3 정도의 수익을 얻었다. 1/3은 수신료가 든 것이다”라고 답하자 조 의원은 “여기에 수신료의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의원은 지상파방송에 대한 비대칭 규제를 언급하면서 방송 경영자 관점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를 물었다. 양 사장은 “광고 규제”라고 답하며 “지상파 독과점 시대에 만들어진 규제인데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면서 지상파가 굉장히 어렵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이날 함께 자리한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이와 관련해 전향적 검토를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