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렙 법안, 결국 이렇게?

미디어렙 법안, 결국 이렇게?

474

여야 모두 연내 법안처리를 목표로 하고 숨가쁘게 달려온 미디어렙 법안 처리가 합의 결렬로 새해로 넘어간 가운데, 해당 법안이 1일 새벽 국회 문화체육관광방통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간신히 통과했지만 파열음은 그치지 않고 있다. 언론계의 반발이 심각하다.

이번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미디어렙 법안의 주요 골격은 다음과 같다.

△종편 미디어렙 편입 ‘채널승인 시점’ 3년 유예 △1공영 다민영 △지주회사 출자 금지 △방송사 1인 최대지분 40% △이종매체(신문과 방송)간 교차판매 금지

이 중에서 통합민주당이 주장한 ‘2사1렙’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종편 미디어렙 편입 유예기간은 약 3년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여야간 합의된 미디어렙 법안 처리 기준에 있다.

현재 언론계는 만약 이같은 결과가 10일 본회의에 상정된다면 미디어 생태계를 보호한다는 미디어렙 본연의 임무에 크게 배치되는 법안 결과가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으며 SBS와 종편 4사는 각각 1사1렙을 설립할 수 있기에 공영렙까지 합치면 5개의 미디어렙이 난립, 엄청난 광고 무한 경쟁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에 자사 미디어렙을 보도를 통해 공언했던 MBC는, 이같은 여야간 합의를 ‘종편 특혜법’의 연장선상이라 비판하고 있으며 유관 언론단체들도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시민단체의 의견도 명백히 갈라서며 문제는 더욱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및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은 이번 법안이 최초 입법 취지를 훼손할 여지가 충분하지만 우선 미디어렙 법 자체가 급하기 때문에 선제정, 후개정을 주장하고 있으며 민주언론시면연합 등은 무조건적인 선취지 미디어렙 법안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5일 법안심사소위를 해당 법안이 통과하자 각자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여기에 공영 미디어렙으로 묶이게 된 KBS, MBC, EBS의 반발이 더해지며 KBS의 경우 수신료 현실화 등의 현안과 함께 여론의 뭇매를 맞고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수신료 현실화 문제는 외국의 사례에도 비춰지듯이 건전한 미디어 생태계를 지향하는 제 1의 가치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이번 법안처리 문제에서 조금 다른 가치판단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편 이런 상황속에서 미디어렙 법안 자체가 5일 전체회의와 10일 본회의에 상정된다고 하더라도, 올해는 총선과 대선을 앞둔 ‘선거정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며 ‘깜짝 합의안 발표’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다. 동시에 해당 문제의 진원지인 ‘종편’은 직접 광고영업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면서 비난의 화살이 지상파 방송사로 몰리는 것을 여유있게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