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언론보도, 도 넘었다

700MHz 언론보도, 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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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둘러싸고 방통위와 통신진영, 그리고 지상파 방송사간의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친통신사로 분류되는 <디지털타임즈> 등을 위시한 일부 매체에서 연일 방통위에 세뇌된듯한 보도행태를 일삼아 문제가 되고 있다.

12월 29일 본지보도에 의하면 일부 언론사들은 당일 있었던 방통위 대통령 업무보고를 기사화하며 700MHz 대역 주파수의 통신진영 40MHz 폭 통신사 우선할당이 마치 대통령 업무보고에 포함되어 있다는 식의 허위보도를 일삼았다.

그러나 당시 보도한 매체들의 송고시간을 살펴보면 모두 오전 8시. 대통령 업무보고가 있기 전에 작성한 기사들이다. 한 마디로 방통위에서 흘러나오는 몇몇 이야기들을 기본적인 팩트확인도 없이 그대로 받아적어버리는 행태를 임삼은 것이다.

그리고 30일 오전, <디지털타임즈>는 진실을 호도하고 억지주장만 늘어놓는 기사를 1면으로 배치해 다시 한번 물의를 빚고있다.

<디지털타임즈>의 최경섭 기자가 작성한 ‘방송권력에 휘둘린 주파수 정책’이라는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1. 방송사들은 내년 말 아날로그방송을 중단하게 되면 408㎒폭 중에서 디지털TV용으로 228㎒폭, 방송예비용으로 72㎒폭 등 300㎒폭을 계속 점유하면서 공짜로 쓰게된다. 이동통신사들의 주파수 경매가를 토대로 산정하면 대략 10조원을 훨씬 넘는 가치다. 그런데도 유휴대역인 108㎒까지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2. 디지털화로 인해 방송국이 그렇게 많은 양의 주파수를 사용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3. 방통위는 29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가운데 2012년 업무보고회를 갖고, 700㎒ 대역 108㎒ 폭중 40㎒폭을 비롯해 2012년에 170∼220㎒폭의 주파수를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키로 했다. 방통위는 700㎒ 대역을 비롯해 1.8㎓(70㎒), 2.1㎓(60㎒폭)를 내년에 추가 할당키로 하고 세부적인 할당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4. 방통위는 지난 2008년 출범 이후부터 700㎒ 대역에 대한 활용방안을 모색해 왔지만, 방송계의 반발로 근 4년여 동안 정책결정을 미뤄왔다.

5. 700㎒ 대역은 전파효율성이 높아 LTE(롱텀에볼루션) 등 차세대 이동통신망 주파수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세계 표준화기구인 ITU(국제전기통신연합)에서 이미 700㎒를 4G(IMT-어드밴스드) 표준 주파수 대역으로 확정하면서, 미국, 유럽, 일본을 비롯해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700㎒ 대역을 통신용으로 배치한 상황이다.

이렇게 총 5개의 의견으로 해당 기사를 정리할 수 있는데, 이는 해당 언론사와 기자가 얼마나 방통위와 통신재벌의 논리에 ‘세뇌’되어 있는지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조목조목 반박해 보겠다.

우선 1번의 반박이다.

용어선택부터 틀렸다. ‘유휴대역’ 한 마디로 남는다는 뜻인데 이는 ‘필수’대역으로 단어선택을 변경해야 한다. 주파수가 남아도는 부가재산이 될 수 있는가. 그리고 ‘공짜’로 주파수를 쓴다고 하는데 지상파 방송은 현대사회에 있어서 하나의 ‘축’이자 ‘공공의 보루’ 즉 ‘생활’이 되었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통신’과 같은 범주에 놓고 10조 원 운운하며 경제적 잣대를 들이대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한 마디로 지상파 방송은 통신이 커버할 수 없는 취약계층, 농어촌 지역에서 거의 유일한 정보원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무시한체, 식상한 ‘대승적인 논리’ 즉 돈의 가치로만 주파수의 가치를 재단하기에 위 기사는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는 2G 가입자들의 권리를 무시하고 그저 돈을 더 벌어들일 수 있는 방법에만 몰두하는 통신사의 무자비한 정책적 야만성이 이 기사에도 고스란히 투영된 대목이다.

2의 반박이다.

물론 디지털 화로 주파수를 더 회수할 가능성이 생겼다. 그런데 왜 그걸 당연히 통신에 할당해야 하는가? 그 논리의 시작부터 틀렸다. 이유는 아래에 설명한다.

3의 반박이다.

다시 반복하지만 대통령 업무보고에 주파수 관련 이야기는 ‘없었다’. 한 마디로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그저 보도자료 받아서 베끼기만 하는 전형적인 ‘자동판매기’ 기사의 폐혜다.

4의 반박이다.

700MHz 대역 주파수에 대한 논란은 물론 예전부터 있어왔다. 그러나 왜 방송계의 반발이 있었겠는가. 바로 통신사들이 돈벌이를 위해 무자비한 무제한 데이터를 남발하며 주파수를 고갈시켜 놓고는 이제와 난시청 등 공공의 이익에 활용되어야 하는 700MHz 대역 주파수에 눈독을 들이기에 발생한 파열음이다. 원인 제공은 통신진영이 먼저 했다.

5의 반박이다.

전형적인 방통위와 통신진영의 거짓말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전세계 어디를 보더라도 700MHz 대역 전체를 통신에 할당하는 나라는 없다. 미국이나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는 700, 800MHz 대역 등의 일부를 통신에 할당할 뿐이며 많아야 65MHz 폭 정도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통신에 108MHz 전체를 할당해야 한다면서 다른 나라도 다 그렇게 하고 있다.’ 라는 거짓말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공교롭게도 미국의 주파수 배분 사례가 우리와 비슷한데, 절대로 700MHz 대역 전체를 통신에 할당하지 않았다. 100% 오보다.

 

우리나라는 2004년 디지털 전송 방식을 선택할 때 가전제품 업체의 입김에 휘둘려 대부분의 나라가 사용하는 유럽식을 택하지 못하고 주파수 간섭이 많아 효율이 적인 미국식을 택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런 정책적 오판을 저지른 정부가 이제는 디지털 전환 이후 회수 가능한 필수 주파수인 700MHz를 통신에 할당하려고 한다. 그것도 올바른 정책적 접근이 아닌, 밀실행정과 비공개 논의를 통해 뒷구멍에서 모든 것을 결정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말이다.

문제는 또있다. 디지털 전환 이후 지상파는 228MHz를 방송에 활용하는데 이는 다른 나라보다 턱없이 부족한 주파수이다. 게다가 방통위는 어떻게 이러한 수치를 정했는지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에는 그저 묵묵부답이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방통위가 통신사들의 입김에 휘둘려 공공의 목적에서 활용되어야 하는 주파수를 통신에 몰아주려 하다가 반발이 심해지자 어느 정도 꼼수를 부린 것이 바로 40MHz 통신 우선 할당이다"라며 동시에 "’내일은 없다’ 식으로 주파수를 마구 낭비하던 통신사들이 이제와서  주파수가 부족해지자 <700MHz 전체가 전세계적으로 통신에 할당되는 것이 맞다>고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방통위의 입맛에 맞게 종합편성채널에 몰래 투자까지 하는 등 충성경쟁을 펼치고 있었는데, 그런 노력으로 인해 당연히 자신들이 집어 삼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700MHz 대역 주파수 정책이 흔들리자 적잖이 당황하는 듯 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