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재송신을 둘러싼 지상파 방송3사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이하 MSO)의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고등법원 민사5부(부장판사 노태악)는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3사가 지난 7월 CJ헬로비전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중지 가처분 간접강제 신청’을 받아들여 “피고(CJ헬로비전)는 판결문 송달일로부터 디지털 방송 신규 가입자들에 한해 지상파 재송신을 하면 안 되며, 이를 어길 시 지상파 방송3사에게 각각 하루 5,0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이에 따라 CJ헬로비전은 디지털 방송 신규 영업을 중지하거나 1일 1억5,000만원을 지상파 방송 3사에 지급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최악의 경우에는 지상파 재송신 전면 중단이라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재판부의 이번 결정은 당사자인 CJ헬로비전뿐만 아니라 케이블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지상파 방송 측에서 간접강제 집행에 나선다면 재송신 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우선 지상파 방송 측에 간접강제 집행을 미뤄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분쟁이 단기간 내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나 당사자 사이의 협의에 의해 종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간접강제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힘에 따라 방통위의 역할론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방통위는 재송신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으나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진영의 법적공방이 지속되면서 이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일각에서는 운영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기본적으로 협상은 양측의 문제이지만 극단적인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양측을 독려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판결과 무관하게 재송신 협의회는 당초 계획대로 다음달 24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며 적절한 합의를 도출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