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재송신 중단

지상파 재송신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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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3시, 케이블 사업자들이 지상파 재송신을 전격적으로 중단을 실시했다. 이에 약 1,500만 가구가 우선 재송신 중단에 들어간 KBS2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으며  작년 11월의 경우 고화질 HD화면만 중단했던 것과 달리 저화질 SD화면까지 중단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지상파와 케이블의 재송신 싸움은 벌써 몇년째 이어져 내려오던 케케묵은 논리대결 이었다.

우선 지상파는 정당한 저작권으로 보호받는 콘텐츠에 대해 당연히 케이블측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케이블측은 자신들이 난시청 지역 해소와 지상파 광고 수익을 도와주었다는 논리로 맞섰다.

하지만 작년 대법원에서 지상파-케이블 재송신 분쟁에 있어 지상파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오자 사태는 급변했다. 승기를 잡은 지상파는 공인된 논리로 케이블측을 압박했고 케이블측은 구구절절한 서명운동 등의 원외싸움으로 방향을 틀어 ‘꼼수’를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현재 2012년 1월 16일 오후 3시. 케이블측은 지상파 방송사 중 KBS2 채널 재송신을 중단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애초 우려했던 지상파 3사 전부는 아니었으나 이번 재송신은 고화질 HD화면 뿐 아니라 저화질 SD화면까지 포함되어 있기에 그 파급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최정우 케이블 TV 비상대책위원회 TF장은 "KBS를 우선 재송신 중단 시킨 이유는 지상파 유료화에 앞장섰기 때문"이라며 "차후 재송신 중단 대상은 MBC가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 "현재 거론되고 있는 저작권료는 100원으로 정리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전문가들은 이같은 케이블의 횡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복수의 전문가는 이번 재송신 중단 사태를 두고 "케이블들이 멋대로 KBS를 선정해 ‘한번 당해봐라’식으로 일을 하고있다"며 꼬집은 다음 "저화질 화면까지 중단해 시청권들을 박탈한 케이블 사업자들은 사업자격이 없으며, 또한 자신들의 기준으로 잣대를 세워 지상파 방송사들을 농단하는 것은 오만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또 전문가들은 "정당한 저작권료를 못 내겠다며 버티는 케이블의 아집이 결국 디지털 뿐 아니라 아날로그 방송까지 못 보게하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왔다"며 "거대 SO들의 횡포가 시청권을 박탈한 지금,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설 연휴를 앞두고 케이블 측이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송 모두 끊겠다는 것은 한 마디로 막나가겠다는 것"이라며 "엄청난 국민적인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하는 이도 있었다.

그리고 이번 사태를 채널배정과 케이블 권역폐지와 연관지어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그들은 "최근 케이블 사업자들에게 채널번호 재량권을 주는가 하면 권역별 사업을 폐지해 종합편성채널에 버금가는 특혜를 주던 방통위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재송신 중단 사태를 봐도 케이블 사업자들에게 채널배정권을 주거나 권역을 폐지해 더 많은 지역에서 사업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결국 국민들의 불안만 키운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라고 전했다.

한 마디로 만고불변의 시청권마저 박탈하려는 케이블 사업자들은 ‘방송’이라는 국가기간망의 일부를 맡길 존재가 아닌 만큼 채널배정권뿐 아니라 방통위 규제제한으로 풀리는 권역폐지도 다시 논의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같은 케이블의 결정에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내린다는 방침이지만 최근 최시중 위원장의 비위 사실 등으로 흔들리는 방통위가 얼마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방송계 안밖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