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현재 미디어 시장의 화두인 OTT를 비롯해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는 방송·미디어 시장을 아우르는 새로운 방송통신 서비스 분류 체계가 제시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는 방송통신위원회의 후원으로 ‘중장기 방송제도 개선 및 미래지향적 규제체계 개편 방안’ 세미나를 11월 28일 목요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황준호 KISDI 연구위원은 발제를 통해 ‘미래지향적 방송통신 서비스 분류 체계’를 표방하는 새로운 방송통신 서비스 분류 체계를 제안했다. 황 연구위원은 “이번 안은 융합 환경에 부합하고 미래지향적인 규제 체계를 정립하기 위해 3가지 기본 방향을 지키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이 기본 방향은 △기술 중립성에 입각한 수평적 서비스 분류 체계 △규제 목적에 부합하는 서비스 분류 체계 △규제 비례성에 부합하는 서비스 분류 체계다.
이번에 제시된 분류 체계는 크게 동영상 중심 여부와 편집권 유무 2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한다. 동영상 중심일 경우 이는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로 분류되며 다시 실시간 서비스와 주문형 서비스로 나뉜다. 동영상 중심이 아닐 경우 정보사회 서비스로 칭하며, 팟캐스트, 포털, SNS 등이 이에 해당한다.
편집권은 개별 콘텐츠를 제작, 조달, 편성 단계에서 보유하는 ‘콘텐츠 계층’과 채널 구성, VOD 배치 등 패키징 단계에서 보유하는 ‘플랫폼 계층’, 편집권이 없는 ‘네트워크 계층’으로 나뉜다.
황 연구위원은 “논의 과정에서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 내 방송의 범위를 현행 지상파에 한정할 것인지 유료방송까지 포함할 것인지 쟁점이 있었다”며 이에 따라 A안과 B안 복수안을 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OTT 규제의 정책 실효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새로운 분류 체계를 통해 OTT까지 방송통신 서비스에 포함하긴 했으나 국외사업자를 대상으로 규제 기관이 어떤 행정 집행력을 보일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한 것이다.
박성철 SBS 정책위원은 “외국에 기반을 둔 사업자가 굳이 광고하지 않아도 가입자가 늘고 있는데 규제 기관이 뭐라고 하든 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따르지 않으면 뭔가 할 수 있다는 행동을 취해 행정 집행력을 발휘해봐야 한다. 행정 집행력이 정말 미치는지 보여준다면 국내사업자도 국외사업자도 규제에 호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정현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도 “지금은 규제 기관의 역량과 의지의 문제지 규제 공백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OTT 규제에 있어 시장 경쟁상황평가를 위한 기초자료 제공 의무와 국외사업자에 대한 실행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규제 기관의 보다 빠른 결정도 촉구했다. 한석현 YMCA시청자시민운동 팀장은 “디즈니 콘텐츠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시장을 고려하면 2년 후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진출할 때 국내사업자는 물론 넷플릭스도 큰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그런 만큼 “어떤 안이든 빨리 결정해 수정해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방통위가 큰 틀에서 빠른 결정을 내려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혜안이 필요하다”며 “사업자도 고려해야겠지만, 시민의 이익, 민주주의 공동체, 시장의 효율이라는 큰 틀 속에서 혜안을 발휘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이끌어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