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북부 대지진에 관한 한국 언론의 재난보도가 미국이나 일본 언론에 비해 선정적이고 감정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열린 ‘글로벌 시각에서 본 한국 언론의 재난 보도’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김춘식 한국외국어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재난을 전하는 과정에서 한국 언론은 ‘일본 침몰’ 등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하거나, 쓰나미 장면을 반복하는 등 선정적인 보도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뉴스는 독자나 시청자의 현실 인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난보도는 재난의 전체적인 모습을 알리면서 재난구호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언론은 재난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면서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해 특정 측면을 강조하거나 과장함으로써 재난 현실을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재난 현실을 심층적으로 다루기는 커녕 시청자의 감각을 자극하는 제작기법을 과도하게 사용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지적된 제작기법은 슬로우모션과 음악 사용이다. 어떤 물체의 움직임이나 현상을 현실세계보다 느리게 재생하는 슬로우모션으로 사물의 행동을 과장했고, 시청자의 감성과 감각을 자극하는 음악으로 재난의 모습을 왜곡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선재 KBS 취재주간은 “선정성을 배제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현장을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고 가리고 보여주거나 하면 그것 자체가 바람직한 보도는 아닐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취재주간은 이어 “해외 언론에 비해 취재 인력 등 시스템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재난 보도 현장에서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문갑식 조선일보 기자 역시 현재 한국 언론의 재난 보도의 문제점으로 인력과 시스템을 꼽으며 재난 보도를 하기 위한 여건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