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 속에는 몸속의 수분을 배출하는 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음주로 흡수되는 알코올은 소변 보는 과정에서 혈액 속 수분을 함께 끌어내고, 담배연기는 호흡기 점막의 수분을 증발시킨다. 이처럼 하루 동안 성인이 배출하는 수분의 양은 2.6L(대소변으로 1.6L, 땀으로 0.6L, 날숨으로 0.4L)에 이른다.
반면, 음식 섭취 등으로 보충되는 물의 양은 1리터 남짓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성인 기준으로 하루 평균 최소 1.6L(200㎖ 컵으로 8잔)의 물을 마셔야 한다고 권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남자는 하루 평균 1,061㎖, 여자는 하루 평균 868.5㎖의 물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실제 필요한 양보다 턱없이 모자라는 양이다.
물을 많이 섭취하면 혈액량이 늘고 혈류가 좋아져 피부조직 등 세포활동이 활발해지고, 몸 속 노폐물을 체외로 배출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수분이 부족할 경우 신장이 소변으로부터 수분을 재흡수하며 소변량이 줄게 되는데, 소변의 색이 짙어지고 냄새가 나는 것이 곧 수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수분이 부족하면 변비도 쉽게 생긴다. 48시간이 넘도록 배변을 못하거나 일주일에 3회 미만으로 배변하는 경우, 배변이 힘들거나 배변 후에도 대변을 덜 본 것처럼 느끼는 후증감 등이 변비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 때 적당한 물은 장에 윤기를 주는데 변비가 심한 경우에는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약간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커피나 녹차와 같은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오히려 이뇨작용을 일으켜 변비를 더욱 악화시킨다. 마찬가지로 우유, 요구르트, 탄산음료, 기능성 음료 등을 마시는 것은 음료수에 첨가되는 설탕과 카페인, 나트륨, 산성 성분 등 많은 첨가물은 칼로리가 높아 오히려 비만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수분섭취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운동하거나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 수분 손실이 많을 때도 탈수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나트륨과 함께 충분히 물을 마셔야 한다. 운동 전에 물을 마시지 않으면 운동 중에 수분을 잃으면서 혈액이 끈끈해져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끈끈해진 피와 혈전은 좁아진 혈관을 막을 수 있으므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와 같다. 혈전이 뇌 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나 뇌출혈의 위험이 생기고, 심장혈관을 막으면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다. 따라서 혈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운동 전에 미리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몸 속의 수분비중이 점차 떨어지고 신장의 수분 재흡수율도 낮아지는데다 혈관 속 노폐물과 혈전도 많아지므로 꾸준히 물을 마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다만 2L를 초과해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몸 속에 나트륨 성분이 과도하게 빠져나가 이상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런 저나트륨혈증이 생기면 몸이 붓고, 머리가 아프고, 피곤해지고, 정신도 혼미해진다. 반면, 음식을 짜게 먹을 경우에도 염분에 의해 쓸데없는 물이 몸에 너무 축적돼 살찌면서 부종이 생길 수 있다. 또, 식사 직전·직후나 도중에 마시는 물은 위속의 소화효소나 위산, 침을 희석시킴으로써 소화력을 떨어뜨리고 배에 가스가 차게 하는데, 이런 불편한 포만감은 깊은 호흡을 방해해서 신진대사와 혈행에 좋지 않다.
결국 수분 섭취는 ‘갈증을 느낄 때’하는 것이 아니라 ‘목이 마르기 전에 수시로 충분히 마시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물은 찬물보다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이 흡수가 더 잘 된다. 물을 끓이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분자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반면 끓인 물의 경우, 물 속에 녹아 있던 용존산소량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몸에 좋은 물은 상온상태에서 보관된 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