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이명박 대통령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연임시키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이날 최 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 대통령은 요청서에서 “(최 위원장이) 초대 방통위원장으로서 ‘방송의 디지털 전환’ 등 방송․통신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는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등 국가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데 기여했다”면서 “합의제 행정기구라는 녹록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조정 능력을 통해 원만하게 방통위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현 임기는 오는 25일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의 청문회를 통과해 연임이 확정되면 3월 말부터 2014년까지 만 3년간 2기 방통위원장을 수행하게 된다.
최 위원장의 연임 가능성은 일찌감치 점쳐졌다. 3년 전 방통위원장으로 기용될 때부터 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통할 정도로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1937년 경북 포항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와 부장, 한국갤럽 회장을 역임했다.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캠프의 상임고문으로 전략 기획과 여론 대책을 주도했으며, 이상득․박희태 의원 등과 함께 당시 비공식 의사결정 기구였던 ‘6인 회의’멤버로도 활동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최 위원장의 연임으로 정부의 언론 장악 의도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언론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최 위원장이 1기 방통위원장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언론 생태계가 망가지기 시작했다”면서 “미디어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이 진행중인데도 종편 사업자 선정 기본계획을 의결하고, 종편 사업자 허가를 내줬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종편에 대한 채널특혜(채널 연번제), 광고특혜(전문 의약품 광고 허용)가 언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 위원장의 연임이 확정된다면 무리한 종편 특혜성 후속조치가 남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일 최 위원장은 “종편채널이 시작되면 경쟁이 심화될테니 광고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일을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언론시민사회단체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