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방송의 방송 사유화 “방통위 칼 빼 들어야 한다” ...

민영 방송의 방송 사유화 “방통위 칼 빼 들어야 한다”
“방송 재허가, 요식 행위 아닌 문제점 바로잡는 기회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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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SBS의 지주회사인 태영건설의 ‘방송 사유화’ 문제를 두고 사측과 노동조합 간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주주의 방송 개입과 사익 편취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강한 결단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및 정의당 국회의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이 주최한 ‘민영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토론회가 7월 19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SBS의 사례를 중심으로 민영방송 지배주주의 부당한 행위를 설명했다. 가장 먼저 지적된 것은 방송사를 통해 얻은 이익이 방송사로 귀속되거나 공익을 위해 활용되지 않고 지배주주에게 돌아가는 행태다.

SBS 노조에 따르면 SBS, SBS콘텐츠허브, SBS플러스 등을 아우르는 미디어 그룹 SBS미디어홀딩스 체제에서 지난 10년간 계열사 간 부당한 콘텐츠 거래 구조로 빠져나간 SBS 수익이 3,700억 원대에 이른다.

공적 재원인 방송을 지주회사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방송 사유화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미디어 시장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지상파방송의 위기가 매일같이 논해지고 있지만, 부영이 ‘한라일보’와 ‘인천일보’를, 중흥건설이 ‘남도일보’, ‘헤럴드경제’를 인수하는 등 다수 건설사의 언론사 인수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김동원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은 “‘언론사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고 하면 업계 내에서 상당한 지위를 가지게 된다. 더군다나 지역 방송은 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 방송에서 언론은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아예 말을 하지 않는 것이 굉장히 강한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주재원 한동대 교수도 이에 동의하며 “포스코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서울 기반의 중앙 언론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 유일하게 다룬 것이 포항MBC였다. 포스코가 지역 언론에 미치는 광고로 인한 영향력을 두려워한 다른 지역 방송사들은 다루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결국 해답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고 의견이 모였다. 제도적으로 이를 다루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나 부족하다는 것인 참석자들의 생각이다. 방송사업자 허가 및 재허가를 맡고 있는 방통위가 천편일률의 문서 작업이 아니라 칼을 빼 들고 강하게 심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대 지역민영방송노조협의회 의장은 “재허가 심사에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 항목을 명확히 명문화했으며 한다”며 제도적으로 더욱 명확한 규제를 요구했다. 또한 방통위에서 이를 좀 더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며 “재허가가 요식 행위가 아닌 제대로 된 현실을 반영하고 바로잡을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송 재허가 방식이 아니라 주파수를 임대하는 ‘주파수 라이센스’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동원 정책위원은 “재허가처럼 갱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이전 것을 다 취소하고 새로 뽑는 라이센스 개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방통위 관계자도 의견 청취를 위해 자리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오늘 논의된 내용 중 일부는 방통위 내부에서도 논의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향후 재허가 심사 시에 말씀해주신 부분을 고려해 살펴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