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View의 등장과 MMS 서비스 전망

[연속] Korea-View의 등장과 MMS 서비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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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MMS를 말한다  2회

Korea-View의 등장과 MMS 서비스 전망

 

신호정보의 디지털화와 함께 계속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정보의 압축기술은 할당된 1개 채널의 방송주파수 대역(6MHz)에서 고품위 방송을 하면서도 여분의 영역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마련했다. 이런 가능성을 활용한 지상파 MMS (Multi-mode) 서비스는 HD·SD·Audio·데이터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다중 방식으로 조합하여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비록 용어와 형태는 약간 다르지만 유럽과 미국에서는 지상파 MMS가 이미 상용화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 초기 실험방송에서 나타났던 기술적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지상파와 위성 및 유선 방송매체사이의 균형발전 문제와 사업자들 사이의 이해대립, 그리고 부가적 채널의 성격규정과 관리문제 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곧 본격화될 지상파 MMS 정책의 논의에 앞서 본지는 지난 호에 “지상파 MMS의 개념과 사례”를 정리한데 이어, 이번 호에는 보다 정교화 되어가는 국내 지상파 MMS 계획과 향후 전망까지 살펴보고자 한다.

 

1. Korea-view의 등장

 

지상파 MMS 서비스는 2006년 지상파 4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실험방송 이후 정책적 배려와 대중적 관심에서 차츰 소외되고 있었다. 그러던 2009년 11월, KBS 김인규 사장의 취임사에 ‘K-view’라는 낯선 용어가 등장한다.

 

(전략) … 현재 제가 구상하고 있는 한국의 무료 지상파 디지털 TV 플랫폼, 가칭 K-view PLAN 은 (중략) MBC와 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참여한다면 채널이 20개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고 시청자들은 별도의 유료시청료를 내지 않고서도 양질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기존 지상파 DTV를 무료 다채널 지상파 DTV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중략) 이렇게 돼야만 디지털 정보격차가 해소되고 공영방송 본연의 기능을 더욱 잘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 (후략)

 

– KBS 김인규 사장 취임사 중 (2009년 11월 24일)

 

KBS는 K-view라는 이름뿐만 아니라 ‘무료지상파 다채널 TV 플랫폼’이라는 개념과 ‘20개 이상의 채널’이라는 내용까지 낯선 정보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며 다시 한 번 세간에 지상파 MMS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2010년 4월, KBS는 공모전을 통해 K-view의 명칭을 Korea-view로 공식 변경했다.)

 

2. Korea-view와 MMS의 기술적 차이

 

KBS 김인규 사장의 취임사를 다시 살펴보면, Korea-view는 2006년까지 논의되던 지상파 MMS 서비스의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지상파 MMS가 1개의 주파수에서 ‘HD·SD·Audio·데이터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인데 비해, Korea-view는 ‘HD 1개 채널 이외에 최대 3개까지의 SD 채널을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정의되어 있기 때문이다. 채널의 수가 달라지는 것은 단순한 압축기술의 차이에서 비롯되지만(MMS는 MPEG2 기반, Korea-view는 MPEG4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좀더 깊이 살펴보면 그 이상의 차이가 있다.

 

과거 실험방송을 실시했던 지상파 MMS는 Multi Mode Service라는 의미 그대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설계되었다. 부가서비스로 날씨, 증권, 공연정보 등 Graphic 화면이 나갈 수도 있고, 데이터방송의 초기화면이 Graphic으로 나갈 수도 있으며, Audio방송이 서비스될 수도 있고, SD급 동영상 및 3D 부가영상 제공도 가능하다. 이는 편성목적에 따라 시시각각 부가서비스의 비트레이트를 바꿀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지상파 MMS의 부가서비스에 할당될 비트레이트를 고정시키지 말고, 채널을 운영하는 방송사업자가 서비스 종류나 프로그램의 동적 성격에 따라 VBR(Variable Bit Rate)형태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부가서비스의 종류를 SD 영상으로만 한정한다면 결국은 HD시대에 SD방송만 양성시키게 되므로 시대를 역행하는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디지털TV와 셋톱박스가 MPEG2 기술만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MPEG4 기술기반인 Korea-view의 SD 채널을 수신받기 위해서는 별도의 셋톱박스가 필요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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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Korea-view 추진단에서는 이 문제를 ‘저소득층에게 셋톱박스를 무상제공’하는 것과동일한 관점에서 접근해 보자고 제안한다.

 

(전략) … 앞에서 2013년부터 디지털 텔레비전을 구입하지 못하는 가구는 아예 방송을 볼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지요.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올해 5월부터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아날로그 텔레비전을 보유하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를 비롯한 저소득층에게 무료로 컨버터를 제공하는 사업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이 컨버터를 줄여서 D/A 컨버터(Digital to Analog Converter)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KBS는 서둘러서 기왕에 무료로 제공하는 이 D/A 컨버터에 K-VIEW도 시청할 수 있는 장치가 추가될 수 있도록 적절한 협조를 요청할 예정입니다. … (후략)

– KBS Korea-view 홍보용 웹페이지

http://office.kbs.co.kr/korea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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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무엇이든 결국, 두 방식의 차이는 단순히 채널의 개수 문제를 뛰어넘어 지상파 MMS 서비스의 대상과 범위를 어떻게 규정하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볼 수 있으며, 이 부분은 방송기술인들이 지혜와 기술을 모아 해결해야할 숙제라고 할 것이다.

 

3. 유료방송 시장의 과도한 견제

 

부끄러운 현실이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는 가구의 비율은 20% 이하로 그리 높지 않다. 산악지형과 고층빌딩이 많아 아날로그 방송환경에서는 난시청 지역이 많이 발생하는 상황이었고, 때마침 등장한 여러 유료플랫폼들은 자연스레 지상파 난시청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2010년 현재 케이블 방송의 가입자 수는 1200만 가구, 전체의 68%로써 최대의 플랫폼이 되었고, 위성방송 역시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이제 200만 가구 이상이 가입한 상태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현상은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 난시청과 유료방송 사이에서 경제적 약자인 서민층의 선택권이 줄어들어 생긴 결과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유료방송 가입자들 중에는 오로지 지상파 방송을 보려고 피치 못해 가입한 경제적 약자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정보전달의 통로가 넓어진 마당에 지상파 방송만 아날로그 방송환경과 동일하게 하나의 채널만을 운영해야 한다는 요구는 시대착오적이다. 더불어 그동안 모두 5개의 지상파 방송만 시청하던 시청자들에게도 정보격차를 줄이는 차원에서 디지털 시대의 혜택인 다채널 서비스를 서비스 받을 당연한 권리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 이후에는 경제적 약자와 정보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지상파 서비스가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케이블TV를 비롯한 유료방송계열은 가입자들을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에서 실험방송 단계서부터 지상파 MMS 실시를 격렬하게 반대했다. 이들의 과도한 우려는 Korea-view가 발표된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이 부분에 대해서 Korea-view 추진단은 이렇게 답하고 있다.

 

(전략) … 2013년부터 디지털 시대가 본격 개막되면 유료방송에 가입한 시청자들은 모든 방송을 깨끗한 고화질의 HD로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K-view에서는 지상파 다섯 채널만 HD로 제공되고 그 나머지 채널은 모두 화질이 좋지 않은 SD로 제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유료방송에 가입한 사람들이 화질이 좋지도 않을뿐더러 상대적으로 채널 수도 적은 K-view를 보기 위해 이탈하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유료방송에 가입한 계층은 비교적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계층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계층의 사람들이 돈 만 원 정도를 아끼려고 화질이 나쁜 방송을 선택할 것으로는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 (후략)

– KBS Korea-view 홍보용 웹페이지

http://office.kbs.co.kr/koreaview/

 

이와 같이 지상파 MMS (혹은 다채널) 서비스의 초점은 분명히 경제적 약자에 대한 보편적 시청권에 맞춰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MMS (혹은 다채널) 서비스를 마치 유료방송시장을 위축시킬 목적으로 마련한 전략인 듯 생각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는 ‘보편적 시청권’의 개념을 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4. 정부의 정책미비

 

지난 해 9월 KBS는 방통위에 Korea-view 실험방송을 접수했으나 반려된 바 있다. 이미 그 일정에 3DTV 실험이 예정돼있기 때문에 신청을 받을 수가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달라서, 방송통신위원회 지상파정책과는 “실험방송은 기술적인 상황이라 정책과 관할이 아니다”라는 입장이었고, 관할인 전파관리과에서는 “실험방송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이미 해외에서 검증된 MMS 실험국을 허가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으로 사실상의 정책부재를 드러낸 사건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 지상파 방송4사 사장들이 ‘지상파 방송사 시청자 서비스 강화 공동사업추진 협약식’을 개최하면서 그 세부계획 속에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를 공동추진하기로 하는 등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위원장도 비슷한 시기에 청와대 업무보고 과정에서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를 언급하면서 정책입안에 힘을 주는가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역시 여러 매체들이 ‘지상파-방통위 사전교감’, ‘지상파 특혜’ 등을 주장하면서 무료 보편적 시청권을 실현하는 효과는 무시한 채 노골적으로 유료방송의 광고 파이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이에 방통위도 보도자료를 통해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의 도입 여부 및 운영주체·면허 방식 등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것이지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고 밝히며, 유료방송업계의 반응에 위축된 듯 오히려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였다.

 

방통위의 지상파 MMS에 대한 정책부재는 3DTV 정책에서도 엿볼 수 있다. 3DTV는 상용화에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며, 인체유해성(휴먼팩터)도 아직 증명이 안 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방통위는 TV가 갖는 공공적 기능에는 관심이 없고 기술발전과 산업논리에만 매몰된 채 3DTV를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앞둔 현재의 시점에서는 오히려 경제적 약자들을 위해서 지상파 MMS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한, 지상파 MMS는 경제적 약자를 위한 배려라는 서비스 목표에 걸맞게 공공성, 공익성이 높은 채널로 채워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채널이 방송이 될 것인가는 방통위의 정책이 결정돼야 이야기할 수 있다. 또한, 지상파 MMS는 현행 방송법상으로는 가능하지만, 구체적인 채널의 구성과 운영방식은 정의돼 있지 않아 지금 당장 실행하기는 불가능하므로 여러모로 시행령 개정 등의 적극적인 정책입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5. 디지털 전환과 지상파 MMS

 

우리는 영국의 Freeview가 OnDigital이 파산하며 실패로 치달을 뻔했던 영국의 디지털 전환을 성공으로 이끈 원동력이 되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KBS가 Korea-view를 영국의 Freeview과 동일 선상에서 홍보하고자 하는 대목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미 디지털 전환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나라와 비교해서 다소 뒤늦은 우리나라의 디지털 전환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울진·단양·강진 등 세 곳에서 지상파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이 완료됐으나, 2년 앞으로 다가온 지상파 디지털 전환과정은 인지도나 홍보면에서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시점에서 지상파 MMS 서비스 가능성은 시청자들에게 지상파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인지시킬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난시청 해소, HD채널, 다채널방송, 경제적 약자 배려, 정보격차 축소 등 디지털 전환에 의한 모든 장점들이 총집합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2년 남짓 밖에 남지 않은 시간동안 디지털 전환과 지상파 MMS에 대한 발전적인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시청자를 위한 보편적 시청권이 더욱 확대되는 결과가 마련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