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전파기술기업이 되겠다

사랑받는 전파기술기업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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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TV가 디지털로 완전전환되기 전에 시청자들이 꼭 마련해둬야 할 ‘필수 아이템’이 있다. 바로 ‘DTV 수신 안테나’다. 이번 호 인터뷰는 2004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DTV 안테나를 상용화한 스펙트럼통신기술의 김태하 사장을 만나본다.

 


| 지상파 수신장비 사업을 시작하신 계기

 

우리 회사는 원래 전파측정 및 분석 등을 주 업무로 하는 전파컨설팅회사였다. 그러다 관악산 송신소에서 DTV 시험전파를 처음 발사한 99년에 전파측정을 담당하게 됐는데 그때까지도 계속 야기안테나 기술(1926년 개발)이 사용되는 걸 보게 됐다. 그래서 DTV환경에 맞는 안테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후 2004년에 실내안테나 시제품(LP49)을 완성했다. 하지만 당시엔 ‘실외 안테나도 수신이 될까 말까 인데 실내안테나는 실용성이 없다’는 편견이 강했다. 공짜로 사용해보라고 했는데도 찬밥신세였다. 아날로그는 고스트 때문에 실내안테나를 사용하지 못했지만 디지털 신호는 고스트가 없기 때문에 실내안테나가 가능하다. 다만, 실내안테나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은 아파트, 빌딩 등 지표면으로부터 3m 이상이 되는 곳이다. 그래야 지표면 반사파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 또 다른 도전, 극소출력 다채널 중계기

 

전파측정을 주로 하다 보니 지방의 경우, 수신자가 서로 다른 송신소로부터 여러 채널을 수신해야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지역별로 송신출력이 불균등하기도 하고, 산과 계곡이 많은 국내지형으로 인해 반경 1km 내외의 난시청지역이 많이 발생하기도 했다. 거기 착안해서 50mW 수준의 출력으로 소규모의 난시청지역을 커버하는 ‘극소출력 다채널 중계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007가방만한 사이즈에 아날로그/디지털 5채널을 중계하는 제품이었는데, 국내 주파수 정책상 기술요구사항이 이것저것 더해지고, 필요보다 과도한 규격기준이 요구되다보니 ‘저렴한 가격’으로 ‘극소출력’과 다채널’을 구현하려던 장점이 빛을 보지 못했다.

 


|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시청자’

 

디지털 전환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인 방송사나 정부로서도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 다만 지금까지의 DTV전환 사업을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방송사, 방통위 등 관련기관만 요란했지 않았나 싶다. 통계가 말해주다시피 ‘시청자’라는 가장 중요한 집단은 대다수가 DTV 전환을 잘 모를 뿐 아니라 극단적인 경우에는 무관심하기까지 하다. 이를 해소하는 단순하고도 가장 적절한 방법은 디지털 전환에 대한 정보를 더욱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DTV전환이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수신가능한지 등을 보다 쉽게, 널리 알려야 한다. 물론 원활한 수신환경을 만드는 방송사들의 노력은 최우선 사항이다.

 


| 시청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우리 홈페이지는 늘 DTV 수신관련 질문으로 붐빈다. 가장 많은 질문은 거주 지역에서 DTV 수신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기존에 아날로그TV 난시청 지역이었던 곳에서는 으레 DTV 수신도 어려울 것이라고 단정 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어떤 안테나를 어떻게 설치해야 하는지, 그 지역 송신소는 어디에 있는지, 특정채널이 수신되지 않는 문제 등을 물어 오신다. 거기다 지역에 근무하시는 많은 방송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간이 중계소와 주파수개설 소식 등을 수시로 올려주신다. 빗발치는 문의 때문에 최근에는 자체적으로 모바일 웹페이지를 만들어서 전국의 DTV 수신가능지역을 조회할 수 있게 했다. 거주 지역을 조회하면 DTV수신 가능여부, 안테나 종류 및 설치 위치까지 모두 안내해준다.

 


| 안테나는 지상파 직접수신의 ‘필수 아이템’

 

간혹 언론보도를 통해서 지상파 직접수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는 것을 보면 너무 아쉽다. 지역과 지형·거주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특정형태 안테나에 대한 편견을 퍼뜨리거나 실내·실외 안테나 중 한 가지 솔루션만으로 해결가능하다는 식의 접근은 옳지 않다. 간혹 ‘DTV안테나를 TV 구매 시에 함께 제공하자’는 주장도 보게 되는데, 그건 탁상공론에서 비롯된 난센스다. 지역과 환경에 따라 다른 안테나를 선택해야하는데 무턱대고 안테나를 끼워 팔수는 없다. 차라리 안테나를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을 주는 것이 현실적이다. 시청자들께서도 무작정 안테나를 구매하기보다 자신의 수신환경을 정확하게 판단한 후에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 더 넓은 시장을 향해

 

3~4년 전부터 미국, 유럽, 일본, 중남미 및 동아시아 등지에 DTV안테나를 수출을 하고 있다. 부품이 전부 국산이어서 가격경쟁력은 다소 뒤지지만, 주거환경에 적합하도록 깔끔하게 디자인된 것이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상용화단계에 와 있는 신제품까지 라인업에 추가되면 수출경쟁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자신한다. 앞으로 해외시장에서 작지만 인정받는 글로벌 기술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또 그리 크지 않은 국내시장에서도 전파에 대한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전파기술기업으로 오래도록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