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N 부산경남민방 신종식 기술인협회장

[인터뷰] KNN 부산경남민방 신종식 기술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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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인생도 열정적으로 즐겨라

 

부산경남민방 KNN의 기술팀 인력은 모두 합해 27명밖에 되지 않는다. 출범 당시 40여 명에 달하던 팀원들이 IMF를 겪으며 단출하게 재정비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R&D·HD주조·송신소·Radio·DMB·중계차2대·부조2실·음향편집·종합편집까지 방송기술인으로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을 유지하고 있다. 그 열정의 근원은 과연 무엇일까? 이번 호 인터뷰에서는 KNN 기술인협회 신종식 회장을 만나본다.

 

| 열정이 최우선이다

우리는 숫자가 작아도 팀워크가 좋아서 항상 발 빠르게 대응해요. 서울에 지기 싫어서 노력도 많이 하지요. 일을 다녀온 후에는 가감 없이 평가를 내려서 조금씩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죠. 96년엔가 바닷가에서 낚시하던 시민이 파도에 휩쓸린 적이 있었는데, 마침 태풍특보를 내려고 대기하던 모든 방송사의 중계진들이 잠시 쉬고 있던 때였어요. 카메라맨까지도 자리를 비운 사이에 KNN 중계 기술진이 직접 현장을 촬영했던 적이 있어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지요. 일을 사랑하지 않으면 정말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우리는 일이 생기면 일단 움직이고, 움직일 때는 손발이 정말 잘 맞아요.

 


| 개국 15년, PSB에서 KNN까지…

PSB(KNN의 전신)는 TV를 95년에 개국하고, 97년에 라디오를 개국했죠. 2003년에는 아날로그와 HD방송의 신호체계를 통합해서 HD주조를 완성했는데 국내최초의 시도였다. 이후에 타 방송사 기술진들이 직접 방문해서 여러 번 시스템을 참고해갈 정도였죠. 하지만 광역화는 경남에 울산민방과 부산민방이 함께 있어서 조율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현재는 창원, 마산, 진주, 산청까지 방송권역을 넓히면서 사명도 KNN으로 바꿨죠. 최근에는 센텀시티에 8천 평 규모로 신사옥을 착공했는데 2012년 12월이면 사옥을 이전할 계획입니다.

 


| 민영방송의 위기?

방송권역을 광역화했지만 광고규모는 IMF 시절 수준 밖에 안되는 게 사실이에요. 그나마 KNN은 진작 사업을 다각화해서 이제 조금씩 성과가 나오는 수준이고요. 이미 오래전부터 민방들은 위기상황을 겪어오고 있죠. 게다가 앞으로 민영 미디어렙 체제가 도입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게 분명해요. 그러니까 인력을 적게 운용할 수밖에 없는 거죠. 상황이 어려우니 고통을 분담하자는 거고요. 대신 있는 식구들은 끝까지 함께 간다는 게 우리의 철학이에요.

 


| Tapeless 포맷의 업계표준이 필요하다

최근 많은 방송사들이 Tapeless 환경을 지향하면서 방송사간에 공통된 파일포맷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사실상 지금 방송사 안팎의 파일 포맷은 중구난방이라고 할 수 있죠. 코바코에서 광고를 판매하는 경우에도 모든 방송사에서 서버를 통해 동일한 포맷으로 영상을 전송하잖아요. 방송사끼리 자료를 주고받는 일은 앞으로도 꾸준히 생길 것이 분명한데 그때마다 일일이 변환하는 수고를 덜려면 미리 업계의 표준 포맷을 미리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 인생은 즐기라고 있는 것이다

방송 일이 순간 스트레스가 가장 높은 직종이기에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무척 중요하죠. 저는 헬스도 꾸준히 하고 있고, 자주는 못가지만 RC 비행기 동호회도 다니고 있어요. 가까운 곳에 활주할 곳이 없어서 엔진기 대신 모터기를 쓰는데 그래도 손맛이 짜릿합니다. 회사 내에는 산악회, 단전호흡 하는 분도 있고, 근처에 바다가 있다 보니 비공인 레저동호회에서는 카메라맨들을 중심으로 스킨스쿠버를 함께 배우기도 하고, 작은 요트를 타기도 하더라고요. 인생은 즐기라고 있는 것 아닌가요? 시간이 빠듯하지만 짬을 내서 즐기는 것이 좋죠.

 


| 네트워킹, 인터페이스에 강해져야 한다

 

방송기술인이라면 늘 신규정보에 눈과 귀를 열어야하지만 모든 것을 다 알고 또 다 실행할 수는 없죠. 새로운 기술과 장비로 내가 어디까지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합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장비가 IC화, 모듈화, 소프트웨어화 되어있죠. 모든 장비가 PC-Base로 발전해가고 있는 거구요. 따라서 PC와 네트워킹에 관한 지식을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기에 기기간 인터페이스 규격에도 해박해야 하구요. 기존에 방송기술인들이 하던 영역이 기기메이커 쪽으로 많이 넘어갔죠. 이런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발상과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