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한국 주도로 개발한 분산형 콘텐츠 배포 방식 권고안 2건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ITU-T SG11/WP2(신호 방식 분야) 국제회의에서 국제 표준으로 최종 채택됐다.
ITU-T(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은 전화‧인터넷망 및 관련 ICT 기술, 요금 정산 등의 분야에서 국제 표준 권고를 제정하는 정부 간 국제기구로, SG11은 ITU-T 산하의 연구그룹이다. 주로 네트워크 접속 제어 및 자원 관리, ICT 기기 불법 복제 및 도난 대응, 신호 방식의 상호 운용성 및 적합성 시험 분야 등의 ITU-T 권고 제·개정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에 채택된 표준은 콘텐츠 전송망에 관리형 P2P 통신 방식을 적용하는 데 필요한 신호 요구사항(X.609.6)과 단말 간 데이터 교환 신호방식(X.609.7)을 정의한 것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2016년에 최초 제안해 약 2년간의 작업과 논의를 거쳐 이번 회의에서 최종 승인됐다.
이 표준을 적용해 기존에 사용하던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를 분산형으로 전환하면, 콘텐츠 서비스 사업자의 서버 및 네트워크 비용 등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동시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전송 능력 향상과 비용 절감의 효과가 더욱 커지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 기술이 반영돼 채택된 것으로 디지털 사이니지, 주문형비디오(VoD)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 시장에서 국내 기술의 적용이 확대돼 해외 거대 기업과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 대표단은 분산형 데이터 실시간 배포 기술 등 3건의 신규 국제표준 개발과제를 제안하고 각 과제의 연구 책임자직을 확보해 관련 분야의 표준화 주도권을 유지‧강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표준 채택에 대해 정삼영 국립전파연구원 국제협력팀장은 “콘텐츠 사업자의 비용 부담을 경감시키고, 4K/8K 이상의 초고화질(UHD) 서비스 시장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형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표준연구본부장은 “멀티미디어 콘텐츠 분산 배포를 위한 표준 개발 성과에 이어, 향후 표준 과제로 채택된 분산형 데이터 스트리밍 기술은 기존 데이터 제공 방식(오픈 API)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사업자의 장비 부담을 줄이고 서비스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지속적인 세부 프로토콜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