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업계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 어긋나” 대책 마련 촉구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유효방송 합산규제 일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유료방송 시장의 다양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유료방송뿐 아니라 특수 관계자까지 포함해 점유율을 합산하고, 특정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3년간 한시법으로 지난 2015년 도입됐으며 6월 27일 일몰된다.
현재 이 법안에 적용되는 사업자는 인터넷TV(IPTV)와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를 갖고 있는 KT뿐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올레tv는 유료방송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고,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는 10.3%로 KT는 총 30.5%를 점유하고 있다. 33%까지 약 2.5%p에 불과해 그동안 KT는 가입자 유치에 제약이 있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되면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적극적으로 가입자 유치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특정 기업의 유료방송 가입자가 전체 시장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27일로 일몰을 맞으면 KT 그룹의 가입자 모집 활동이 다시 탄력을 받고, 사업자 간 인수합병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특히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남북 간 교류 협력이 본격화할 때 주목해야 한다”며 “스카이라이프가 이용하는 ‘올레 1호’ 위성은 한반도 전체를 커버해 북한에도 접시와 셋톱박스만 설치하면 국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선을 직접 설치해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케이블이나 IPTV 대비 확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을 반기는 KT와 달리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케이블 업계에서는 합산규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6월 26일 성명서를 내고 “유료방송 산업 최대 쟁점인 합산규제 일몰이 내일로 자동 폐기된다”며 “합산규제 연구반도 운영해 놓고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이 일몰을 맞게 된 데 대해 당혹감과 함께 강한 유감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유료방송 시장 독과점 방지를 위해 도입된 합산규제는 2015년 도입 시에도 3년 일몰로 추이를 지켜본 뒤 재논의키로 여야 의원들 간 합의했다”며 “지금껏 단 한 차례 일몰에 관한 논의나 심의 없이 자동 폐기 수순에 처해진 것”이라며 자동 일몰을 비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6‧13 지방선거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7월부터는 20대 하반기 상임위원회를 새로 구성해야 하는데 원 구성을 위한 간사 협의도 여의치 않아서 논의 재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협회는 “합산규제가 이대로 일몰되면 KT는 상한 규제가 없는 위성방송을 통해 유료방송 시장을 100%까지 장악할 수 있다”며 “이는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산규제는 당장 내일부터 입법 공백 사태를 맞는다”며 “미디어 다양성과 지역성 증진을 위해 합산규제 일몰 대체 법안을 비롯한 입법 공백을 메울 해결책 마련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우려에 해당 규제를 소관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합산규제 일몰 이후 유료방송 시장의 공정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보완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보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측은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와 관련해 업계에서 공정 경쟁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