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무료다채널 플랫폼(K-View)의 쟁점과 도입 과제

지상파 무료다채널 플랫폼(K-View)의 쟁점과 도입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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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기영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최근 KBS는 디지털방송 플랫폼의 하나의 형태로  영국의 Freeview와 같은 무료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를 추진하고자 한다는 제안을 하였다. ‘K-View 플랜’으로 명칭된 디지털 플랫폼서비스는 KBS-1TV, KBS-2TV, KBS드라마, KBS스포츠, KBS조이, KBS월드와 24시간 뉴스전문채널, 그리고 EBS 4개 채널과 MBC, SBS 등을 묶어 시청자가 무료로 디지털TV를 볼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들이 추진해온 MMS의 경우 HD를 기본으로 부가서비스 보완채널로서 SD와 데이터방송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아날로그 지상파채널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디지털 멀티캐스팅은 6MHz대역을 별개의 콘텐츠로 자유롭게 구성하는 채널들로 구성되는 본격적인 다채널방송을 의미한다. 이같은 멀티캐스팅 방식의 다채널방송은 MMS의 부가서비스 개념과는 채널구성과 운영방식에 차이가 있게 된다. 이번 K-View Plan은 기존의 MMS의 형태가 아닌 멀티캐스팅을 기반으로 한 다채널플랫폼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지상파 다채널플랫폼은 향후 디지털방송신호의 압축과 전송기술발전으로 풀HD방송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영국의 Freeview의 경우 디지털전환 초기부터 SD급 다채널 멀티플렉스정책을 시도하였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이 HD 중심의 전환정책에 멀티캐스팅을 추가하는 경우와는 기술적 제도적 준비과정에서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디지털 모드변화나 MPEG4와 같은 기술적 발전은 SD급 다채널과 함께 HD 서비스를 충분히 할 수 있을 만큼 주파수 효율성을 가져왔고 따라서 기술적인 측면에서 지상파 다채널플랫폼 서비스가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와 같은 지상파 디지털플랫폼 도입에 대한 평가를 위해서는 디지털방송의 공익적 역할에 대해 새롭게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지털방송의 공익성은 보편적 접근권이라는 측면과 기술중립성을 기반으로 하는 방송플랫폼간의 경쟁촉진이란 차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방송시장에서 유료방송의 확대는 공공서비스로서의 방송의 역할을 점차 축소시켜 왔고 이에 따라 공익방송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를 도입하여 이용자의 시청권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지상파방송사업자들도 콘텐츠 유료화와 유료서비스를 도입하여 다양한 수익모델을 추구하고 있는데 이는 지상파방송도 특정 수용자 층이 선택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유료서비스로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디지털방송의 도입에 따라 방송서비스의 유료화 경향은 더욱 강화되어 무료로 제공되던 방송서비스의 영역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하나 고려해야하는 점은 방송시장의 경쟁촉진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기술이 급격하게 진화하고 발전하는 역동적인 방송시장에서 특정기술에만 초점을 맞추는 정책들은 성공하기 어렵다. 한 국가의 디지털TV의 플랫폼을 선택하는 데는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특성과 비용 그리고 기존의 방송시장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분분의 국가들이 다양한 방송플랫폼을 허용하는 이유는 플랫폼사이의 경쟁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 다채널플랫폼의 도입으로 인한 플랫폼경쟁은 혁신적 서비스의 제공과 이를 통한 수용자들의 플랫폼선택과 채널선택의 범위라는 선택성의 증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편익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지상파 다채널플랫폼이라는 추가적인 다채널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은 방송콘텐츠를 이용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확장하고 다양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지상파 디지털플랫폼은 소비자들에게 특정장르 채널에 대해서는 대안적인 접근을 제공할 수도 있다. 시청자들은 특정 방송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보다 다양해진 선택을 가지게 된다. 다시 말해 지상파 다채널플랫폼으로 제공하는 무료채널에서는 과거에는 무료로 시청할 수 없었던 다양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게 됨으로써 저가형 유료방송 채널에게는 경쟁압력으로 작용하여 유료방송 전체를 고급화하여 전체 방송시장의 규모를 확대시킬 수도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무료 지상파 다채널플랫폼은 방송의 보편적 접근권을 강화하고 시장의 경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디지털방송시대의 공익성에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상파 다채널 플랫폼 도입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상파 다채널플랫폼의 발전으로 방송수용자, 콘텐츠제작자, 유료와 무료플랫폼사업자등 여러 당사자들이 함께 혜택을 누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방송의 디지털전환과 디지털TV의 미래에 대해 당사자들의 혜택이 분명히 확인될 수 있을 때 미래를 위한 상호협력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